[BIFF 2022] 3년 만의 정상 개최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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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사찰서, 해수욕장서… 도시 전체가 시네마천국

16개 구·군 17곳 ‘동네방네 비프’
마을주민 만든 단편영화도 상영
이준익 감독 첫 SF 시리즈 비롯
‘온 스크린 섹션’서 OTT도 공개

지난해 10월 부산 사하구 장림포구 부네치아에서 열린 ‘동네방네 비프’. 부산일보DB 지난해 10월 부산 사하구 장림포구 부네치아에서 열린 ‘동네방네 비프’. 부산일보DB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3년 만에 완전 정상화 개최에 나선다.

코로나19 탓에 2020년에는 ‘행사 없는 영화 상영’이라는 형태로 최소한의 축제로 명맥을 이었다. 지난해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탓에 관객석의 50%만 운영했다. 올해는 객석 100%를 운영한다. 개·폐막 행사와 각종 프로그램, 이벤트도 예년 수준으로 회복된다.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를 복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범어사부터 차이나타운까지

제27회 BIFF는 다음 달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 동안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을 중심으로 열린다. 올해는 부산 전역 16개 구·군 모두가 영화제 행사장이 된다. 도시 전체에 스크린을 세우고 시네마 천국을 만들어내는 ‘동네방네 비프’(표 참조) 덕분이다.

동네방네 비프는 영화제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영화의전당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 근처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마을 영화제 형태로 지난해 처음 시작됐다. 제26회 BIFF에서는 사하구 장림포구 부네치아, 동래구 복천동고분군 등 부산 시내 14개 구·군에서 시민과 만났다.

올해는 16개 구·군 모두가 축제의 무대로, 다음 달 6일부터 13일까지 총 17곳에서 가을 밤 야외 상영회가 열린다. 각 구·군이 자랑하는 풍경 명소가 행사장으로 선택됐다. 특히 동구의 경우 차이나타운과 북항 친수공원 2곳이 상영장으로 운영된다.

가장 이색적인 상영 장소로는 금정구 범어사가 꼽힌다. 가을이 깊어가는 산사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다. 특이한 점은 나머지 16곳은 동일하게 오후 7시 30분에 영화 상영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범어사는 이보다 30분 이른 7시에 행사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강정룡 BIFF 대외사업실장은 “보통 야외에서 영화 감상을 하기 좋도록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에 맞춰 행사를 진행하는데, 범어사의 경우 스님들의 취침 시간이 오후 9시부터라 행사 시간을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동네방네 비프는 무료 상영으로 진행된다. 부산 야간관광 활성화 사업인 ‘별바다부산’과 BIFF의 협업 행사가 진행되는 남구 용호별빛공원과 영도구 엑스스포츠광장에서는 1만 2000원짜리 패키지를 예약하면 음료와 간식(F&B)을 제공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F&B 패키지를 선택하지 않고, 무료 관람을 할 수도 있다.

마을영화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8곳의 마을 주민들이 만든 단편영화와 제작과정 다큐멘터리도 선보인다.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영상을 찍고 편집할 수 있게 된 시대, 주민이 직접 영화를 만드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러한 시민 경험을 통해 부산이 ‘영화 축제의 도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진정한 ‘영화·영상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시도다.


■OTT 9편, 부산서 최초 공개

동네방네 비프가 부산 전역으로 축제의 장을 넓힌 경우라면, ‘온 스크린’ 섹션 운영은 기존 영화 외에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드라마 시리즈까지 상영의 폭을 넓힌 경우다. 두 행사 모두 지난해 시범 운영을 시작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지난해에는 3편의 드라마 시리즈가 부산에서 관객을 만났다. 올해는 올 하반기 공개를 앞둔 총 9편의 시리즈를 미리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왓챠, 웨이브, 티빙 등 하반기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공개 예정인 주요작을 대거 초청해 부산에서 첫 선을 보인다. 8편을 월드 프리미어, 1편을 아시안 프리미어로 선보인다.

이준익 감독의 첫 SF 장르물이자 드라마 시리즈인 ‘욘더’(2022)부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신작 ‘킹덤 엑소더스’(2022)까지 거장의 화제작이 관객을 기다린다. 정지우 감독의 첫 번째 드라마 시리즈인 ‘썸바디’(2022), 이충현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원작 단편을 시리즈로 만든 전우성 감독의 ‘몸값’(2022)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일본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정해인을 비롯한 한국의 배우, 제작진과 첫 번째 협업에 나선 ‘커넥트’(2022)도 관심을 모은다. 이호재 감독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2022)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아내를 위해 부엌 일기를 써 내려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연기파 배우 한석규와 김서형이 주연을 맡아 화제다.

온 스크린 섹션에서 상영되는 시리즈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대거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관객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욘더’의 주인공 한지민은 배우와 함께하는 스페셜 토크 ‘액터스 하우스’에 참가해 관객들과의 대화에 나선다. ‘커넥트’의 정해인, ‘썸바디’의 김영광, ‘몸값’의 진선규와 전종서, ‘약한영웅 클래스(Class)1’(2022)의 박지훈 등도 부산행을 예고하고 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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