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2] 한국영화의 오늘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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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프리미어’ 신설, 미개봉 상업영화 빛 본다

매력 있는 대중영화 포용 첫 시도
'20세기 소녀’ ‘소년들’ 2편 선정
부산서 촬영 ‘교토에서 온 편지’
‘파노라마’ 부문 공식 초청 눈길
‘비전’ 섹션은 최신 독립영화 소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에는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이 신설됐다. 미개봉 상업영화를 엄선해 상영하는 섹션으로, BIFF가 매력 있고 특색 있는 대중영화를 끌어안아 관객에게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의미가 있다.

정한석 프로그래머는 “BIFF 정도 규모의 영화제, 관객 중심주의를 표방하는 영화제라면 동시대 영화를 끌어안아야 한다”며 “영화제 주요 섹션에 큰 상업영화도 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첫 해 작품 선정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20세기 소녀’ ‘20세기 소녀’
‘소년들’ ‘소년들’

■스페셜 프리미어-2편

올해 ‘스페셜 프리미어’ 선정작은 2편이다. 방우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20세기 소녀’는 1999년 어느 소녀, 소년들의 싱그러운 사랑과 21세기에 다시 들려온 그 사랑의 소식에 관한 영화다. 배우 김유정을 비롯해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가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20세기의 청춘에게는 향수를, 21세기의 청춘에게는 설렘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정지영 감독의 ‘소년들’은 지역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에 대한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의 이야기다. 배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이 열연한다.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 BIFF 제공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 BIFF 제공

■파노라마-9편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은 동시대 한국영화의 역량과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섹션으로, 그 해의 대표작과 최신작을 선보이는 섹션이다.

올해는 부산영상위원회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가 협력해 제작한 ‘교토에서 온 편지’가 이 섹션에 공식 초청돼 눈길을 끈다. KAFA 장편과정 15기 연구생인 김민주 감독 작품이다. 서울로 떠났다 상처를 안은 채 영도로 돌아온 둘째 딸 역은 배우 한선화가,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평생 영도를 떠나지 못하는 장녀 역은 한채아가 맡았다. 영화의 대부분을 영도를 비롯한 부산에서 촬영했다.

이밖에 △경관의 피(이규만 감독) △고속도로 가족(이상문 감독) △다음 소희(정주리 감독) △드림팰리스(가성문 감독) △앵커(정지연 감독) △오픈 더 도어(장항준 감독) △한산:용의 출현(김한민 감독)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장건재 감독)를 상영한다.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 BIFF 제공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 BIFF 제공

■비전-12편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은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최신 한국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이다. 올해는 무성영화, 스릴러, 성장극, 우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박재범 감독의 ‘엄마의 땅’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툰드라 예이츠 부족의 한 남매가 땅의 정령이자 주인인 붉은 곰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렸다.

윤지혜 감독의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는 ‘부산 영화문화 네트워크’가 지난해 시행한 ‘부산 신진영화인 영화제작 멘토링 프로그램’ 수료작이다. 현실과 영화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지는 기이한 몽환의 하룻밤을 그려낸다. 부산 영화문화 네트워크를 통해 시나리오 기획과 개발, 제작과정 전반에 대한 멘토링, 제작비, 후반작업 등을 지원 받았고, 프로그램에 공동으로 참여한 (재)영화의전당이 촬영 기자재를 제공해 제작됐다.

이하람 감독의 ‘기행’은 가난한 소년이 처녀 귀신을 따라 지옥 여행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무성영화와 애니메이션, 공포영화의 이미지가 뒤섞인 기상천외한 영화다.

‘너와 나’는 연기파 배우 조현철이 연출한 작품으로, 수학여행 전날에 벌어지는 두 여고생의 사랑과 모험을 담았다. 임승현 감독의 ‘물비늘’은 손녀의 죽음 이후 상실의 시간을 살아가는 어느 할머니와 할머니를 잃고 슬픔에 빠진 어느 소녀가 서로의 삶을 보듬는 이야기다.

이솔희 감독의 ‘비닐하우스’는 KAFA 장편과정 작품으로, 배우 김서형이 출연한다. 비극적 사건에 빠져 버린 한 여자의 운명을 긴장감 있게 담아낸다. 정기혁 감독의 ‘울산의 별’은 남편을 잃고 조선소에서 일해 온 주인공의 복잡다단한 삶의 고충을 담담하게 껴안는다.

김태훈 감독의 ‘빅슬립’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감독의 연기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다. 거칠지만 온정 있는 남자와 외로운 가출 소년의 교감을 감동적으로 펼쳐낸다.

유지영 감독의 ‘벌스(Birth)’는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삶의 갈등과 균열을 맞은 한 작가와 그의 연인에 관한 이야기다. 변성빈 감독의 ‘공작새’는 트랜스젠더이자 댄서인 해준이 자신의 보수적인 고향 마을에서 겪게 되는 갖가지 소동을 그렸다.

기모태 감독의 ‘페이퍼맨’은 우화에 가까운 작품이다. 강제 퇴거 당하고 다리 밑에서 살게 된 한 남자를 통해 자본과 먹이사슬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희영 감독의 ‘이어지는 땅’은 외국에 머무르는 두 쌍의 연인을 주인공으로 해 만남과 이별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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