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2] 월드 시네마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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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시아권 신작·영화제 수상작… 세계 영화 흐름 ‘한눈에’

아버지와 겪은 실화 ‘애프터썬’
드라마·코미디 접목 ‘레이먼드…’
여객기 추락 다룬 ‘클론다이크’ 등
시의성·영상미·작품성 돋보여

올해 ‘월드 시네마’ 상영작인 ‘레이먼드&레이’. BIFF 제공 올해 ‘월드 시네마’ 상영작인 ‘레이먼드&레이’. BIFF 제공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는 한 해 세계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섹션이다. 비아시아권 중견 작가들과 신인 감독들의 신작, 국제영화제 수상작을 포함하고 있다.

영미권 담당 박도신 BIFF 프로그래머는 3편의 영화를 추천했다. 먼저 샬롯 웰스 감독의 ‘애프터썬’은 10대 소녀가 자신에게 소홀했던 아버지와 단 둘이 튀르키예로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감독이 자신의 아버지와 실제로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신인 감독 치고는 절제되고 중후한 매력을 보여주는 영화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감동을 일으키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프렌치터치상 수상작이다.


올해 ‘월드 시네마’ 상영작인 ‘애프터썬’. BIFF 제공 올해 ‘월드 시네마’ 상영작인 ‘애프터썬’. BIFF 제공

콤 베어리드 감독의 ‘말없는 소녀’는 올해 베를린영화제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올해 최고의 아일랜드 영화’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먼 친척에게 맡겨진 어린 소녀의 이야기로, 아름다운 휴먼 드라마다. 박 프로그래머는 “감독과의 Q&A 시간도 예정돼 있다”며 “관객들의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의 ‘레이먼드&레이’는 에단 호크와 이완 맥그리거가 형제로 출연하는 영화다. 둘은 아버지가 남긴 황당한 유언에 따라 아버지의 무덤을 직접 파야 하는 신세가 된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가 숨겨왔던 과거를 알게 된다. 드라마와 코미디가 잘 어우러진 작품으로, 올해 토론토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월드 시네마’ 상영작인 ‘클론다이크’. BIFF 제공 올해 ‘월드 시네마’ 상영작인 ‘클론다이크’. BIFF 제공

중남미와 동유럽, 북유럽 영화를 담당하는 박가언 BIFF 프로그래머는 2편의 영화를 추천했다. ‘클론다이크’는 우크라이나 여성 감독 마리아 얼 고르바흐의 영화다. 2014년 돈바스 지역에서 군인들의 우발적인 실수로 발생한 여객기 추락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박 프로그래머는 “이제야 전쟁이 터졌을 뿐이지 오래 전부터 전쟁은 벌어지고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며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 중 상당수가 참전 중인 현재, 그 시의성이 오히려 비극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알레한드로 로아이사 그리시 감독의 ‘우타마, 우리집’은 올해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드라마틱 심사위원상을 받은 영화다. 사진작가 출신 감독답게 모든 장면이 아름답다는 평가다. 볼리비아 안데스 산맥의 고산지대를 배경으로, 연기 경험이 전무한 원주민들이 배우로 출연한다. 지구 온난화나 기후변화라는 말은 한 마디도 나오지 않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저 아름다운 마을도 지켜지기 힘들겠구나’를 직감할 수 있다.

이 밖에 서유럽과 중유럽, 아프리카를 담당하는 서승희 BIFF 프로그래머는 △펠릭스 반 그뢰닝엔·샤를로트 반더미르히-여덟 개의 산 △발렌티나 마우렐-내겐 짜릿한 꿈이 있어 △레베카 즐로토브스키-그,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 등을 추천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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