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사무실·캠프 구성원 겹쳐 검찰, 선거운동용 사조직 의심(종합)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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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수 교육감 검찰 수사…‘포럼 교육의힘’은 어떤 단체?

하 교육감 등 공동대표 지난해 6월 창립
정책개발 등 목적 사업 대신 선거 지원 의혹
포럼 사무실 확장해 선거사무소 이용
운영진 상당수 선거캠프 주요 보직 활동

22일 오전 검찰 관계자들이 부산시 교육청 교육감 사무실, 정책소통비서관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2일 오전 검찰 관계자들이 부산시 교육청 교육감 사무실, 정책소통비서관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검찰이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자택과 부산시교육청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하 교육감의 선거운동 사조직이라는 의혹을 받는 ‘포럼 교육의힘’에 관심이 쏠린다.

포럼 교육의힘은 기초학력 보장과 인성교육 복원, 교육양극화 해소 등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해 6월 16일 창립했다. 하윤수 현 교육감과 신용화 미래비전협회 청년정책위원장, 윤교숙 전 부산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김남수 전 부산교대총동창회 사무총장 등이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주요 직책을 맡은 인사를 포함해 포럼 구성원 대부분은 보수 성향으로 진보 교육감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포럼 정관에는 지역 교육정책 개발과 교육환경 개선 사업, 지역 교육인프라 확대와 교육복지 사업, 대정부·국회·교육청·의회 정책건의와 입법 사업, 지역사회·언론사·교육시민사회단체 연대 사업 등을 한다고 명시돼 있다. 포럼 교육의힘은 해당 목적사업을 위해 △정기포럼, 토론회, 세미나 △정책연구, 여론조사 △간행물 발간 △공동 캠페인 활동 등을 전개하겠다고 창립대회에서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포럼 교육의힘이 이 같은 목적 사업을 하지 않고 사실상 하윤수 교육감의 선거운동을 돕는 사조직처럼 운영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포럼 교육의힘 관계자들이 지방선거 선거운동 기간 이전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해 하윤수 교육감에 대한 홍보 활동을 벌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교육감은 교육의힘 창립 이후 진행된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포럼 교육의힘은 80여 개 분과위원회와 온오프라인 분과위원장을 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회원들을 추가로 영입하며 세를 불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창립대회 당시 포럼 측은 “설립 목적과 취지에 찬성하는 사람은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교육계뿐만 아니라 언론·예술·체육·종교·경제계 등 각 분야 인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산시교육감 선거의 보수단일후보로 나선 하 교육감은 올 3월 기존 포럼 사무실 공간을 같은 층 전체로 확장해 선거사무소를 열었다. 이후 포럼 운영진 중 상당수는 하 교육감의 선거캠프에서 활동을 이어갔다. 김원호 공동대표는 총괄선거대책본부장, 김남수 공동대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손정수 사무국장은 선거캠프 대변인 겸 사무장으로 일했다. 신용화 공동대표는 교육감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하 교육감의 선거사무실 공간과 선거캠프 주요 구성원이 포럼 교육의힘과 겹치는 점 등에 근거해 해당 단체가 하 교육감의 선거운동을 위해 동원된 사조직인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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