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쉐라톤 뉴욕 타임스퀘어호텔 내 프레스센터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22일 오전(현지 시각)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막말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다시 한번 들어봐 달라. ‘(한국)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 여기서 미국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21일 현지 일정을 소화한 뒤 욕설을 한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현장 취재진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윤 대통령은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해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48초간 환담한 뒤 동행한 박진 외교부 장관 쪽을 바라보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외교 참사라는 비판이 커졌는데 대통령실이 해당 발언의 국회가 한국 국회, 특히 야당을 지목했다는 게 김 수석의 설명이다. 바이든이라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인데, 외신에서 해당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이 야당과의 정쟁으로 해당 발언을 '물타기' 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실제 영상을 보면 비교적 바이든이라는 발언이 선명하게 들린다.

김 수석이 “거짓으로 동맹을 이간하는 것이야말로 국익 자해행위”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하지만 김 수석의 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향해 욕설했다는 것은 인정한 셈이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