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쓰고 덜 가고 덜 입자”… 경기침체 본격화에 ‘소비절벽’ 후덜덜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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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 체감 분석
소비심리 코로나 이후 가장 낮아
최근 급속 냉각… 2차 빙하기 우려

그동안 상승세를 타던 소비지출 심리가 빠르게 추락하면서 코로나19 발생 직후보다 더한 ‘소비절벽’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점심시간에 시민들로 붐비는 부산 부산진구 서면시장 일대 식당가. 부산일보DB 그동안 상승세를 타던 소비지출 심리가 빠르게 추락하면서 코로나19 발생 직후보다 더한 ‘소비절벽’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점심시간에 시민들로 붐비는 부산 부산진구 서면시장 일대 식당가. 부산일보DB

그동안 상승세를 타던 소비지출 심리가 빠르게 추락하면서 코로나19 발생 직후보다 더한 ‘소비절벽’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28일 ‘코로나19 전후 소비자 체감경제 변화 추이’ 보도자료에서 이같이 진단하고, 특히 그간 빠르게 회복됐던 여행, 문화∙오락∙취미, 외식 등 비필수적 지출은 물론 의류·내구재 구입 의향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어 소비지출의 ‘2차 빙하기’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매주 1000명에게 지난 6개월에 비해 앞으로 6개월간 △의류비 △외식비 △여행비 등 5개 항목의 소비지출 규모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묻고 분기별 추이를 비교했다. 각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작으면 ‘감소’, 크면 ‘증가’ 전망이 각각 우세함을 뜻한다.

5개 소비지출 항목의 소비지출 심리 추이를 보면, 코로나19 국내 발생 전인 2019년에도 대부분이 80포인트(P)대로 상당히 부진했고, ‘지출을 줄이겠다’는 의견이 크게 우세했다. 이듬해인 2020년 코로나19가 본격화하자 그해 2~4분기에 4개 항목이 일제히 70P대로 떨어지며 모든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 특히 여행지출 심리는 54P까지 떨어지는 등 50%대로 최악 상태에 빠졌다.

이어 2021년 백신 보급 이후 코로나19 극복 기대감이 커지며 대부분 항목에서 80P를 회복했고, 올해 2분기(4~6월)에는 거리두기 해제, 새 정부 출범 기대감 등으로 90P대까지 치고 올라가며 코로나19 이전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회복했으나, 여전히 ‘지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수 80을 긍∙부정률로 예시하면 감소 전망이 45%, 중립이 35% 정도이고, 나머지 20%만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필수지출을 최대한 자제하며 덜 먹고 안 입고 안 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소비지출 심리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올해 3분기(8월까지)부터다. 여행비 지출의향이 단 한 분기만에 99→81로 18P 급락한 것을 필두로 모든 항목이 10P 이상 떨어졌다. 물가 급등, 금리 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며 80P 초반대로 하락한 것이다.

2분기 대비 3분기 항목별 소비지출 전망지수를 보면, 외식비 96→84, 문화∙오락∙취미비 94→81, 의류비 93→80, 여행비 99→81이었으며, 내구재 구입비는 83→73까지 떨어져 지출의향이 가장 낮았다. 특히 여행비는 코로나19와 경제상황에 따라 가장 탄력성이 컸던 지출로, 어렵게 터진 여행 소비심리 물꼬가 다시 막힐까 우려된다.

내구재 소비심리는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70P대로, 목돈 지출을 억제하는 분위기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행을 제외하곤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이번 2차 하락 때 다시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자재 수급난, 물가 상승과 겹쳐 제조업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는게 컨슈머인사이트의 진단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U자형 회복인 줄 알았던 소비지출 심리가 W자형 하락의 두번째 롤러코스터를 탄 모양새”라며 “1차 바닥 요인이 코로나19였다면 이번 2차 하락 이유는 세계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포다. 더욱이 이번에는 지출의향 하락 속도와 낙폭이 어느 때보다도 커 상승 반전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계속되는 물가상승이 비용 상승과 소비감 소를 불러오고 일자리와 소득에 타격을 가하며 경기침체의 악순환으로 이끄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이 완성돼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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