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 오류’ BIFF, 출발부터 삐걱… ‘운영 미숙’ 27년째 논란(종합)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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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정상 개최 기대 불구
38분간 예매권 결제 오류 먹칠
추가 예매 등 대책 마련에도
“전액 환불” 등 관객 반응 싸늘
“근본 개선책 필요” 지적 잇따라

27일 발생한 부산국제영화제 예매권 결제 오류 화면(위)과 28일 SNS에 올라온 BIFF의 사과문. 독자 제공·SNS 캡처 27일 발생한 부산국제영화제 예매권 결제 오류 화면(위)과 28일 SNS에 올라온 BIFF의 사과문. 독자 제공·SNS 캡처

속보=코로나19를 딛고 3년 만에 정상 개최를 준비 중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영화제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예매에서부터 운영 미숙(부산일보 9월 28일 자 6면 보도)을 드러내 관객들의 실망을 사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예매 시스템 오류와 관련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BIFF 사무국에 따르면, BIFF는 지난 27일 오후 2시 공식 상영작에 대한 예매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38분가량 예매권의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올해 판매된 예매권 3만 400여 장 중 현재까지 약 6200장만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BIFF 예매권은 영화제 상영작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일종의 상품권으로, 예매 시작 2주 전에 판매된다.


티켓 매진 전에 신용카드 결제 시간이라도 줄여 보자는 계획으로 예매권을 구입한 관객들은 38분 동안이나 결제 진행이 안 되는 오류가 나자 분통을 터뜨렸다. 27일 오후부터 SNS상에는 ‘부산국제영화제 티케팅 대참사’ ‘부국제 티케팅 오류 파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올 정도로 이번 예매 오류 사태는 파장이 컸다.

BIFF 사무국과 티켓 판매 시스템운용 대행사는 “원인 조사 결과 대행사 시스템의 예매권 발행·인증 처리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해명했다. BIFF 측은 28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오랫동안 기다려 주시고 사랑해 주신 관객분들께 불편함을 드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예매권 소지자에 한해 10월 1일 오후 2시부터 12시간 동안 추가 예매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게스트 좌석과 기타 좌석의 재조정을 통해 마련한 이번 추가 예매는 부산국제영화제 예매권으로만 결제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신용카드와 모바일 소액으로 결제되는 일반 예매는 임시 중단될 예정이다.

BIFF 측은 또 “예매권 소지자만을 대상으로 한 추가 상영을 위해 수입·배급사와 논의 중”이라며 “추가 상영 시간표는 10월 1일 오전에 공지되며, 예매는 오후 2시 오픈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예매권의 환불을 요청하는 구매자에게는 전액 환불 조치가 진행된다. 추가 예매가 진행될 좌석 규모는 약 2만 석이다.

BIFF 측은 “추후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해 관객분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영화제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관객 반응은 싸늘하다.

부산 남구에 거주하는 시민 박 모 씨는 “부산국제영화제 예매를 매년 해 왔고, 그동안 크고 작은 말썽이 있었지만 이번과 같은 대형 사고는 처음이다. 시스템이 개선이 되기는커녕 매년 각종 오류가 심해지니 실망이 너무 크고, 다시는 영화제를 찾고 싶은 마음도 없다”며 “예매권을 전액 환불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은 “예매권까지 구입해 예매 전쟁을 하는 이유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나 감독을 보기 위한 것인데, 추가 예매를 한다고 해도 과연 양조위 같은 게스트를 만날 기회가 다시 돌아오겠느냐”며 “이런 식의 일 처리는 최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27회를 맞는 BIFF의 예매 시스템이 여전히 각종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의 한 씨네필은 “사무국 직원은 소수이고 매년 단기 계약직을 뽑아 영화제를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알겠다”면서도 “예매 시스템과 같은 기본적인 운영 미숙이 되풀이되는 데 대해서는 근본적인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예매 시스템의 경우 국내에 대행할 수 있는 업체가 단 한 곳뿐인데, 다른 영화제에 비해 부산국제영화제가 규모가 크고 복잡하다 보니 유례가 없는 오류가 발생했다”며 “독점 체제다 보니 남은 방법은 독자적인 예매 시스템 개발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수십억 원 단위 비용이 투자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 집행위원장은 “대행사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올해 실수가 워낙 커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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