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모를 코스피, 2년 2개월 만에 2200선 붕괴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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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45% 2169.29 마감
원·달러 환율 장중 1440원 돌파
금융위, 증안펀드 등 대응책 발표
한은, 국채 안정 5조 원 긴급 투입

코스피는 2년 2개월 만에 2200선 아래로 주저앉았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0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이 연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8일 하나은행 딜링룸 화면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는 2년 2개월 만에 2200선 아래로 주저앉았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0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이 연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8일 하나은행 딜링룸 화면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금융시장이 또 한번 크게 요동쳤다. 코스피는 급락해 2년 2개월 만에 2200선 아래로 주저앉았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0원을 넘어섰다. 국채금리도 급등하는 등 글로벌 긴축 가속화 우려에 시장이 연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급격한 변동성을 우려한 정부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시장 안정화를 위한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를 재가동하고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5조 원을 투입한다.


2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에 장을 마쳤다. 연저점 경신은 물론 종가 기준 2020년 7월 10일(2150.25)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날 장중 2200선을 내줬다가 반등 마감했던 코스피는 이날 또다시 급락해 결국 종가 기준으로도 2200선 사수에 실패했다.

원·달러 환율도 가파르게 올라 이날 오전 중 1440원을 돌파했다. 환율은 이후에도 고점을 높여 한때 1442.2원까지 치솟았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다소 줄이며 전 거래일보다 18.4원 오른 1439.9원에 장을 마쳤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한때 114.7선까지 올라 2002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3000억 원 가까이 매물을 쏟아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침체 공포가 시장을 감싸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연이은 악재에 투자자들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 '노르트스트림-2'의 가스 누출 사고도 금융시장에 불안을 더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삼성전자(-2.40%), LG에너지솔루션(-2.36%), 현대차(-3.49%), 카카오(-4.05%) 등은 일제히 2∼4%대 급락했다. 애플의 아이폰 증산 계획 철회 보도에 LG이노텍(-10.50%)은 급락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보다 2.97% 급등한 26.59로 마감해 올해 3월 8일(28.95)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금융시장이 급격한 변동을 보이자, 정부도 대응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증안펀드 재가동 등 변동성 완화 조치 실행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시장 합동점검 회의를 주관하며 “증안펀드 재가동 등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는 증안펀드 재가동과 관련해 증권 유관기관 등 출자기관과 이미 실무 협의에 착수한 상황이다.

증안펀드는 증시 안정화를 위해 증권사·은행 등 금융회사와 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마련한 기금으로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폭락했을 때 조성됐다. 당시 금융당국이 10조 원 넘게 조성했으나, 증시가 반등세로 전환되면서 사용하지 않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총 5조 원을 긴급 투입한다. 국채를 사들여 채권 금리 급등 상황을 진정시키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30일 2조 원 규모의 긴급 국채 바이백(조기상환)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은도 29일 3조 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 매입에 나선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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