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 상승세 또 둔화, 정점 찍었나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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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8월 이어 오름 폭 주춤
국제유가 하락이 주원인 분석
채소류 급등해 체감도는 낮아
10월 전기료 인상 물가 자극 우려

9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5.6% 올라 상승세가 둔화됐다. 부산지역 소비자물가도 5.1% 올라 전월(5.5%)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그러나 각종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고 외식물가도 지난해보다 많이 올라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상승 체감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전국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기보다 5.6% 올랐고 한달 전보다는 0.3% 상승했다. 올 들어 물가 상승률은 △1월 3.6%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6월 6.0% △7월 6.3%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8월은 5.7%로 소폭 둔화됐다. 이처럼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주요 원인으로는 국제유가 하락이 꼽힌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채소류(22.1%), 석유류(16.6%), 전기·가스·수도(14.6%) 등이 두자릿 수 올랐다. 다만 석유류는 올해 6월 39.6%로 정점을 찍은 뒤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유류세도 인하하면서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외식(9.0%)과 가공식품(8.7%)도 많이 올랐다.

특히 배추·무 등 노지 채소를 비롯한 채소류 가격이 상승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부산의 경우 9월 소비자물가가 5.1% 상승했다. 8월(5.5%)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부산지역 물가를 살펴보면 먼저 채소류가 급등했다. 무(119.0%), 배추(68.1%), 풋고추(56.7%), 파(43.2%) 등이다. 포도(14.9%), 돼지갈비(외식 14.6%), 빵(14.2%), 소주(12.3%), 치킨(11.8%), 수입쇠고기(8.9%), 맥주(6.7%), 막걸리(3.3%) 등 다른 먹거리들도 많이 올랐다.

이와 함께 등유(64.9%), 경유(27.7%), 국내단체여행비(24.7%), 국제항공료(18.0%), 도시가스(17.8%), 전기료(15.3%), 보험서비스료(14.9%) 등도 많이 올랐다. 그러나 농식품 중 고구마(-25.8%), 쌀(-14.1%), 배(-11.3%), 달걀(-7.4%) 등 일부 품목은 내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 10월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 환율 등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10월에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를 올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국내 물가 상승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물가가 시장 예측치보다 높으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폭을 높게 가져가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한국 소비자물가는 앞으로 상당 기간 5∼6%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환석 부총재보는 “근원물가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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