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성 부산물 ‘총트리할로메탄’ 정수장보다 가정 수도꼭지서 1.8배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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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관 잔류 염소 반응 등이 원인
노후 수도관 교체 등 예방 집중해야

경남 김해시 낙동강 덕산정수장에서 작업자들이 수돗물 총트리할로메탄을 줄여 주는 입상활성탄 여과지를 점검하는 모습 부산일보DB 경남 김해시 낙동강 덕산정수장에서 작업자들이 수돗물 총트리할로메탄을 줄여 주는 입상활성탄 여과지를 점검하는 모습 부산일보DB

원수의 오염물질 처리 과정에서 생긴 수돗물 내 ‘총트리할로메탄’이 정수장에서 생산된 직후보다 각 가정에 공급될 때 더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총트리할로메탄은 대표적인 발암성 소독부산물인 만큼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10일 경남 창원시상수도사업소에 따르면 올 7월 조사 표본이 된 진해구 두 곳의 수도꼭지 수질검사에서 총트리할로메탄 검출량은 L당 각 0.054mg, 0.053mg였다. 반면 진해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석동정수장의 7월 총트리할로메탄 검출량은 L당 0.029mg이었다. 정수장에서보다 각 가정에 공급될 때 오히려 검출량이 1.8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8월 조사에서도 석동정수장의 총트리할로메탄 검출량은 0.044mg였으나, 진해구 수도꼭지 2곳은 0.047mg·0.053mg로 수도꼭지가 더 높게 나왔다.

이런 현상은 수돗물 공급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과 수도관에 남은 잔류 염소가 반응한 결과다. 총트리할로메탄은 물속의 유기물질이 염소와 만나 만들어지며, 정수장 내 염소소독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발생한다. 이후 생산된 수돗물이 각 가정이나 시설 등에 공급되는 중 오염이 발생하면 수도관 내 잔류 염소와 반응을 일으켜 추가 발생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생산 직후보다 각 가정의 수돗물에서 함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은 몸 속에 누적될 수 있어 기준치와 무관하게 많으면 많을수록 유해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7·8월 부산은 화명·덕산 정수장에서 L당 0.04~0.05mg 수준의 총트리할로메탄이 검출됐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가정의 수돗물에는 그 이상의 총트리할로메탄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2019년 인천에서는 환경부의 수질검사 결과 3개 학교의 수도꼭지에서 기준치(0.1mg/L)가 넘는 총트리할로메탄이 검출되기도 했다. 정수장에서는 총트리할로메탄이 기준치를 만족했으나, 학교 저수조에서 오염물질이 생성된 것이 이유였다.

가정이나 각 시설의 개별적인 총트리할로메탄 함량을 파악해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급 과정의 수도관이나 저수조 등의 오염 정도에 따라 최종 공급된 수돗물의 품질은 편차가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총트리할로메탄은 함량이 크게 올라가도 수돗물을 사용하면서 인지할 수가 없어 확인되지 않은 '노출'이 상당할 수도 있다.

결국 각 가정에서 총트리할로메탄 노출을 줄이려면 노후수도관 교체, 저수조 ·관리 강화 같은 예방적 대응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개별 대응이 어려운 만큼 정수장에서의 생산 직후 총트리할로메탄 함량도 매우 중요하다. 초기 함량이 낮아야 최종 합산된 총트리할로메탄 함량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낙동강네트워크 강호열 공동대표는 “각 가정 수돗물이 안전하기 위해선 정수장에서부터 소독부산물이 적어야 한다”며 “원수가 오염되면 소독량이 증가해 소독부산물도 늘 수밖에 없으니 강이 맑아지는 게 최선이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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