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개월 만에 ‘강제 퇴장’ 이준석, ‘비윤 세력’ 결집 나서나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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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추가 당원권 정지 징계
2024년 총선 출마 난항 예고
“정중여산” 탈당설엔 선 긋기
국힘, 차기 당권 경쟁 본격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30대’ ‘0선’으로 화려하게 당 대표 자리에 올랐던 이준석 전 대표가 1년 4개월여 만에 강제 퇴장당했다. 기존 6개월에 더해 1년의 추가 당원권 정지 징계로 사실상 2024년 총선 출마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탈당하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라는 글을 남기며 탈당설에 선을 그어 차기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9일 여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당적 회복은 2024년 1월 가능하다. 현행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총선 공천 신청일 기준 3개월 이상 당비를 낸 책임당원만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는데, 22대 총선이 4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원권 정지가 된 이 전 대표는 해당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이 전 대표의 탈당,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물령망동 정중여산’(경거망동하지 말고 침착하게 태산같이 무겁게 행동해야 한다)이라는 글을 통해 일축했다.


여권에서는 아직 이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2024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왜 없겠느냐.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법원에서 비대위 가처분 신청을 두고 맞붙었던 전주혜 의원도 “(당 중앙윤리위의 추가 징계가 당원권 정지 1년으로 나온 것은)2024년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 중간 평가격인 2024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기 위해서는 2030세대와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가처분 리스크’ 해소로 불붙은 차기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이 전 대표가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과 연대해 ‘비윤 세력’ 결집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재확인될 경우 전략공천 등의 형태로 출마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2017년 3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당원권 정지 상태였던 홍준표 대구시장의 징계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무효화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 전 대표 복귀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국민의힘을 상대로 한 이 전 대표의 싸움이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당 중앙윤리위 추가 징계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 이 전 대표가 추가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

한편 이 전 대표의 가처분 공세로부터 벗어난 국민의힘에서는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쥔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일찍이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기현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 경쟁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력을 겨냥해 “우리 당에선 아직 (입당 원서)잉크도 채 안 마른, (입당한 지)몇 달밖에 안 됐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또 다른 당권 주자로 꼽히는 윤상현 의원이 “안 의원이 야당 대표를 지낸 사실과 창당, 합당, 탈당 이력을 공격한 건 나가도 너무 나갔다. 반칙이다”며 김 의원을 공격하는 등 신경전이 치열하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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