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지역과 맞닿은 프로그램들 자리 잡는 모습 긍정적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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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영화연구소 결산 좌담회

“코로나 전 영화제에 근접” 평가
OTT 플랫폼 확대도 고무적
세대 통합 스타초청 탁월 언급
예매 시스템 개선 필요 지적
“노년 관객층 배려도 고민을”

부산대영화연구소와 부산일보는 지난 12일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 회의실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좌담회를 열었다. 안지현 인턴기자 부산대영화연구소와 부산일보는 지난 12일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 회의실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좌담회를 열었다. 안지현 인턴기자

코로나19를 딛고 3년 만에 정상 개최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대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지난달 27일 발생한 예매권 결제 오류와 현장 예매분이 따로 없다는 부분 등 예매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산일보〉는 부산대영화연구소와 함께 지난 12일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 회의실에서 제27회 BIFF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문관규 부산대영화연구소 소장과 연구원 6명이 참석했다.


먼저 문 소장은 “코로나 이전의 영화제로 정상화라는 목표는 근접하게 달성했다고 판단한다”며 “기존 국제영화제 행사와 함께 커뮤니티 비프, 동네방네 비프 같은 지역 친화적인 행사들이 뿌리를 내려가는 점도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영화 개념의 확장과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의 시리즈까지 끌어안은 변화도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BIFF는 지난해 처음으로 OTT 시리즈를 소개하는 ‘온 스크린 섹션’에 3편을 초청한 데 이어 올해는 총 9편까지 규모를 늘렸다. 다만, 이들 작품에 대한 명확한 평가나 초정 기준 없이 신작, 화제작 위주의 초청이 진행된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이탈리아 출신 피에르루이지 굴리오따 연구원은 “거장 미이케 다카시의 OTT 작품 ‘커넥트’를 영화관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서양 출신이다 보니, 일본 고령화 문제를 다룬 ‘플랜75’나 몽골의 ‘세일즈 걸’ 등 다양한 아시아영화를 볼 수 있는 점도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김채희 연구원은 “충성도가 큰 관객들이 미리 구입한 예매권 결제가 되지 않은 사태로 인해 국내 영화제 예매 시스템 대행사의 독점 문제가 제기됐다”며 “영화진흥위원회와 협업해 티켓 예매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든지 이번 사태를 개선의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온라인으로만 예매를 할 수 있고, 현장 예매분을 따로 두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며 “젊은 층은 온라인 예매에 익숙하지만, 노년 관객이 티켓을 사지 못해 서있는 모습을 현장에서 막상 보니 다양한 관객층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콩 배우 량차오웨이(양조위) 초청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박은지 연구원은 “2019년의 티모시 샬라메나 지난해 레오 까락스 감독 등은 특정 세대가 열광하는 스타 배우, 감독이었다”며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량차오웨이의 경우 MZ 세대에게도 인기가 많아 세대 통합적인 스타로, 올해 BIFF의 얼굴이 됐다”고 말했다.

‘포럼 비프’나 ‘21세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시선’ 같은 프로그램도 시의적절한 주제를 잘 선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백수진 연구원은 “BIFF가 국제영화제로서 코로나 이전의 활기를 되찾았다는 점, 자원봉사자도 외국인이 크게 늘어난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다만, 양조위의 오픈 토크 때 펜스가 없어 일부 관객들이 앞으로 밀고 들어 온다든지 하는 안전상 문제, 운영 미숙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강지원 연구원은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의 경우 매력적인 작품이 많지 않고, 도전 정신이 돋보이는 영화가 별로 없었다”며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영화 제작 자체가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영화제만의 잘못은 아닐 텐데 내년은 달라졌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문 소장은 “한국영화 회고전을 비롯해 한국영화에 관한 특별 프로그램이 올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국제영화제, 아시아 대표 영화제라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개최되는 영화제인데 자국 영화에 대한 발견이나 담론 생성 기능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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