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아파트 이름 우리말로 지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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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고 평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거기다가 인구밀도가 아주 높아서 아파트라는 공동 주택이 선호된다. 그래서 전국엔 아파트가 무척 많다.

그런데 아파트 이름이 온통 외국어투성이여서 한 번만 보고는 외우기조차 어렵다. 이를테면 아이파크, 홈타운, 자이, 쌍떼빌, 위브, 스윗닷홈, 롯데캐슬, 센트레빌, 리슈빌, 르네상스, 블루밍, 데시앙, 솔파크, 이노스빌, 에버빌, 월드메르디앙, 굿모닝힐, 브라운스톤 등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지 무슨 뜻인지 모를 지경이다.

시중에 나도는 말에 아파트 이름을 외국어로 어렵게 짓는 이유는 나이 드신 시부모가 찾아오기 어렵게 하기 위해서라는 우습고도 슬픈 이야기까지 있는 판국이다.

이처럼 아파트를 국적이나 출처도 제대로 모르는 외국어 이름으로 짓는 이유는 부유해 보이려는 과시적인 생각이나 허세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남에게 뭔가 내세우고 싶은 마음이 아파트 이름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부르기 쉬운 우리말 아파트 이름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뜰안채’, 부영그룹의 ‘사랑으로’, 코오롱건설의 ‘하늘채’, 금호건설의 ‘금호어울림’ 등 몇 개 되지도 않는다.

정부와 건설업체는 곱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아파트 이름에 넣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고운 우리말이 아주 많이 있다. 아파트 이름도 부르기 좋고 기억하기 쉬워야 인기를 끌게 되는 법이다.

지난 9일은 576돌을 맞은 한글날이다. 아파트 이름부터 쉽고 예쁜 우리말 이름로 지었으면 한다. 박소연·부산 사상구 낙동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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