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만 큰 한국 반도체, 종합경쟁력은 하위권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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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점유율은 미국 이어 2위
종합경쟁력은 6개국 중 5위
메모리반도체 투자 강화 필요
반도체 장비 수입의존 여전
국산화 위한 R&D 투자 병행

한국 반도체 산업이 시장 점유율은 세계 2위로 높지만 종합경쟁력 순위은 하위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SK하이닉스 이천시 본사 모습. 연합뉴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시장 점유율은 세계 2위로 높지만 종합경쟁력 순위은 하위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SK하이닉스 이천시 본사 모습. 연합뉴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종합경쟁력을 따지면 6개 경쟁국 가운데 5위로 하위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으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은 기술 장벽이 높고 독과점 구조가 굳어져 있어 우리나라가 안정적으로 장비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칩4'(Chip4) 동맹에 가입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3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간한 '반도체 산업의 가치사슬별 경쟁력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세계 최고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2위로 높은 위상을 보이고 있으나, 반도체산업 가치사슬에서 나머지 분야가 모두 경쟁열위에 있어 종합경쟁력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21년 반도체산업의 경쟁우위 평가 결과’를 종합해보면, 반도체산업 종합경쟁력은 미국이 100점 만점에 96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만(79점), 일본(78점), 중국(74점), 한국(71점), 유럽연합(66점) 순이었다. 한국은 6개 조사 대상 국가 중 5위에 그친 셈이다.

100점은 경쟁우위가 세계 최고수준에 해당하고, 90점은 세계 최고수준의 97~99%, 80점은 94~96%, 70점은 91~93%, 60점은 86~90%를 각각 의미한다.

미국은 시스템반도체(99점)와 메모리반도체(91점) 등 모든 제품에서 최상위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은 메모리반도체(69점)는 열위이나 시스템반도체(85점)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에서는 87점으로 미국(91점)에 이어 2위로 높은 경쟁력을 평가받고 있으나, 시스템반도체(63점)가 비교 대상국 중 최하위로 평가됐다.

반도체 가치사슬별로는 △R&D(연구개발)·설계는 미국 △제조 장비와 소재는 미국과 일본 △생산은 한국과 대만의 국가 경쟁력이 우수했다.

따라서 한국이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경쟁력이 우수한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가치사슬 전반을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경쟁열위에 있는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세분화해 차별화된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가치사슬별 추진전략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분야에서는 수요 분야와 연계된 R&D 추진과 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한 팹리스 시장의 확대가 필요하며,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국내 파운드리 기업과 팹리스 기업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한 성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제조 장비·소재 분야는 최근 국산화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나아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상생·협력을 통한 글로벌 장비·소재 기업을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메모리반도체는 선제적 투자와 대형 R&D 추진을 통해 경쟁우위를 지속해서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세계 최초 첨단 선도 기술의 개발 촉진 및 외부유출 방지에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최근 반도체장비 교역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은 세계 5대 반도체 장비업체(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KLA, 도쿄일렉트론, ASML)가 79.5%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 1∼3위 수출국은 일본·미국·네덜란드, 1∼3위 수입국은 중국·대만·한국으로 나뉘어 고착화된 상태다.

미국·일본·네덜란드 3국에 대한 한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77.5%이며 대만은 70.6%, 중국은 56.2%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장비 자립화율이 20% 수준에 불과하고 수입의 70% 이상을 미국·일본·네덜란드에 의존하고 있어 외교적·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하다”며 “반도체 장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4’에 참여하는 한편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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