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직격탄’ 포항제철소, 내년 1분기에 완전 재가동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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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공정 순차적으로 복구
연말 15개 공장 정상 가동 전망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지난 9월 초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의 전체 공장 완전 재가동이 내년 1분기(1~3월)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포스코 피해와 관련, 지난달 말 보고받은 민관 합동 '철강수급 조사단'의 조사 중간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단장으로 총 10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3차례의 현장 조사 등을 통해 피해 상황 확인과 복구 계획, 수급 차질 대응 계획을 점검했다.

피해 원인은 힌남노로 집중 호우가 내려 제철소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침수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제철소 2문과 3문으로 집중 유입된 하천수로 수전 설비가 물에 잠겼고, 이어 정전으로 선강(제선·제강 공정을 통칭) 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또 압연 라인 침수로 각종 전기·제조 시설이 마비되고 화재가 일어났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23일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 복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23일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 복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이에 따라 포스코의 매출이 2조 400억 원 감소하고, 포스코에 납품하는 기업들의 매출이 약 2500억 원 정도 타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단은 추산했다. 조사단은 내년 1분기(1~3월)까지 STS(스테인리스스틸) 1냉연공장, 도금공장 등 나머지 2개 공장이 재가동을 마치면 포스코 제품 생산 설비는 피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피해 공정은 순차적으로 복구 중으로, 18개 제품 공장 중 연말까지 15개 공장이 재가동될 전망"라며 "아직 복구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제1후판을 제외한 전체 공장의 재가동은 애초 알려진 바와 달리 내년 1분기는 돼야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적인 책임 여부를 떠나 광범위한 철강재 수급 차질로 수요 산업, 협력 업체,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포스코) 나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경영진의 공식 입장 발표가 없는 등 사후 대응 측면에 일부 아쉬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 차관은 포스코 경영진의 책임 문제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입장을 묻자 "민간 이사회에서 판단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사단은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하는 3개 품목(전기강판·선재·STS)을 중심으로 수급 차질이 우려됐으나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 국내 협력 생산, 수입 등으로 긴급 대응한 결과 현재까지 철강재 시장에서 수급 이슈는 없다고 진단했다.

조사단은 경기 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와 시장 재고량 등을 고려했을 때 제철소의 주요 설비가 복구되는 연말까지 수급 애로 발생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사단은 포스코가 주요 제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최고 수준의 재난에도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배수시설과 자가발전설비 보완, 재난 대비·복구와 시장 보호를 포함하는 '기업활동 지속 전략'(BCP) 수립, 철강 부문 당기 매출 감소와 무관한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권고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포항시를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해 긴급경영안정자금, 재해 예방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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