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물동량 소폭 회복…수도권·충남 주유소 26곳 기름 품절 사태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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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7일째인 30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 출입구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화물연대 파업 7일째인 30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 출입구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화물연대 총파업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지만, 부산항의 물동량은 소폭 회복됐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물류차질은 불가피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 9819TEU로, 평시(2만 5572TEU) 대비 80% 수준으로 확인됐다. 파업 나흘차였던 27일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같은 시간대 5800TEU까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부산항의 물동량은 회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품목과 달리 컨테이너의 경우 일몰제 연장이 발표된데다가, 정부가 노조에 대한 강경기조를 이어가면서 비노조원들이 조금씩 업무에 복귀하고 있는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파업이 더 이어질 경우 수출입·환적화물 처리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항 북항의 한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는 "소폭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적재된 컨테이너 수에 큰 변화가 없어 반·출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며 "환적화물이 많은 부산항의 특성상 파업의 장기화로 화물 운송에 문제가 생기면 글로벌 선사들이 부산항을 지나치는 피해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박 일정을 관리하는 포워딩 업계도 "배차가 하늘의 별따기이고, 지금 들어가는 차들은 웃돈을 준 경우라고 알고 있다"며 "올 6월 파업이 일주일 정도에 끝났던 점을 고려해 모든 선박 스케줄을 미리 일주일 뒤로 미뤄뒀는데, 파업이 더 길어질 것 같아 업계는 다시 선박 일정을 미루는 등 분주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주유소와 시멘트 업계의 피해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수도권과 충남에 있는 주유소 26곳에서 기름이 품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기준으로 전국 주유소 재고는 휘발유 기준 약 8일, 경유 기준 약 10일분”이라며 “당장 큰 불편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름이 품절되는 주유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피넷에 따르면 30일 오후 2시 기준으로 품절 주유소는 총 26개소로, 서울 13개소, 경기 6개소, 인천 4개소, 충남 3개소다. 충남지역 주유소가 일부 포함돼 품절 주유소가 좀 늘었다.

수도권에서 기름이 떨어진 주유소는 재고량보다 판매량이 많아 평소에도 회전율이 높은 일부 주유소다. 화물연대 파업 영향으로 수송 지연사태로 휘발유·경유가 품절되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저유소에서 주유소로 석유제품을 운반하는 탱크로리(유조차) 운전기사의 화물연대 가입률은 전국 평균 70%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조합원 가입률이 90%에 달한다. 지난 6월에 10%에 불과했던 가입률이 불과 5개월 만에 7배 이상 늘어났다. 이 때문에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 기름이 바닥나는 주유소가 속출할 수 있다.

시멘트 업계의 파업 이후 하루 매출 손실은 170억~190억 원으로, 파업 이후 30일까지 매출 손실은 1000억 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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