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OUT! 아픈 지구를 살려 주세요!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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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자원재활용법 알아보기

지난 24일부터 일회용품 금지 품목 확대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우산 비닐 금지
비닐 봉투, 유상 판매도 안 돼 완전 퇴출

매장 밖이나 배달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
편의점 취식 때는 허용, PC·만화방 불가
1년 계도 기간 단속 안 해 환경단체 비판

부산의 한 백화점에 일회용품 사용 금지 품목 확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산의 한 백화점에 일회용품 사용 금지 품목 확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편리함으로 똘똘 뭉쳐 우리 일상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일회용품. 그런 일회용품의 사용 금지 품목이 지난 24일부터 대폭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자원재활용법 시행 규칙의 효력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인데요. 이번에는 음식점과 카페, 패스트푸드점, 빵집, 편의점,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 이르기까지 보다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 종류의 일회용품이 퇴출됩니다.

대표적으로 지금까지 편의점과 슈퍼마켓, 대형마트, 백화점에서 구입한 물품을 담기 위해 사용했던 비닐 봉투는 무상 제공이 금지돼 있었습니다. 대신 돈을 주고 비닐 봉투를 구입하면 사용할 수 있었죠. 하지만 이제는 이들 매장에서 무상이든 유상이든 비닐 봉투의 사용 자체가 금지됩니다.

이쯤 되면 일회용품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할 수 없는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사용이 금지되는 일회용품의 종류와 대상 업종 등이 워낙 다양한 데다, 예외 사항까지 있어 매우 복잡한데요. 환경부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달라지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 내용과 일회용품 줄이기 실천 방안을 알기 쉽게 풀어 드립니다.




■식당과 카페에선 종이컵·플라스틱·젓는 막대 ‘이젠 안녕~’

지난 24일 이전에는 △일회용 플라스틱컵이나 종이·합성수지·금속박으로 된 일회용 접시·용기, 나무젓가락 △일회용 수저·포크·나이프 △일회용 이쑤시개(전분으로 만들어진 것은 허용) △일회용 비닐식탁보(생분해성수지제품은 허용)의 사용이 금지돼 있었습니다. 학교나 회사, 공공기관 내 집단급식소에서나 음식점, 카페, 패스트푸드점에서 이들 일회용품이 보기 드물어진 이유입니다.

환경부가 이번에 추가로 사용을 제한한 일회용품은 △일회용 종이컵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 △비 흘림 방지 우산 담는 비닐입니다. 앞으로 음식점과 카페, 패스트푸드점, 집단급식소에서는 일회용 종이컵과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의 사용이 금지됩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복합쇼핑몰에서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했던 우산 담는 비닐을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일회용 비닐 봉투·쇼핑백은 무상 제공 금지(유상 판매는 허용)에서 사용 금지로 규제가 강화됐습니다. 규제 강화 이전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에서만 일회용 비닐 봉투·쇼핑백의 사용이 안 됐지만, 이제는 사용 금지 대상 업종이 대폭 늘어나 편의점, 소규모 슈퍼마켓(면적 165㎡ 미만), 면세점, 제과점(빵집)에서도 사용이 금지됩니다. 종전에는 편의점, 소규모 슈퍼마켓, 면세점에서 비닐 봉투 무상 제공만 금지돼 있었습니다.

유상 판매를 통한 사용은 가능해 돈을 주고 구입해 사용할 수 있었죠. 그러나 이제는 아예 사용이 금지된다는 점에서 크게 달라지는 겁니다. 제과점(빵집)에서도 비닐 봉투·쇼핑백 사용이 금지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음식점에서는 비닐 봉투·쇼핑백의 무상 제공이 금지됩니다.

종이 재질의 봉투·쇼핑백과 B5 용지 크기(182mm×257mm) 또는 0.5L 이하의 비닐 봉투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에서 제외됐습니다. 종이 봉투·쇼핑백은 판매자가 유상 또는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생선이나 고기, 채소 등 겉면에 수분이 있는 제품 등을 담는 일회용 비닐 봉투도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습니다. 앞으론 종이로 된 봉투·쇼핑백이나 종량제 비닐 봉투, 천 등으로 만들어진 다회용 봉투가 일회용 비닐 봉투·쇼핑백이 사라진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편의점 업계도 다양한 디자인의 다회용 봉투를 내놓고 저렴하게 판매하며 일회용 비닐 봉투·쇼핑팩의 완전 퇴출에 힘을 보태는 모습입니다.


■“그래도 헷갈려요”…일회용품 사용 금지 꼼꼼히 따져 보기

일회용 비닐 봉투·쇼핑백은 제과점에서는 사용 금지, 음식점에서는 무상 제공이 금지됐는데, 매장 밖으로 배달할 용도로 사용할 때는 비닐 봉투·쇼핑백의 사용이 허용됩니다. 카페에서 금지되는 일회용 빨대와 막대는 플라스틱(합성수지 재질)만 사용이 제한됩니다. 종이, 유리, 스테인리스, 나무 같은 재질은 사용 가능합니다.

카페나 음식점의 경우 매장 밖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테이크아웃이나 배달의 경우 모두 일회용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플라스틱 용기에 든 음료 제품은 완제품으로 제공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 금지 대상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음료나 음식을 테이크아웃한다고 해서 일회용품을 제공했는데, 매장 내에서 먹는 경우에는 판매자가 사전에 일회용품 사용 금지에 대해 충분한 안내를 했는지 등을 감안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원칙적으로는 금지라고 합니다.

컵라면, 냉동식품, 즉석조리식품 등 편의점에서 판매한 음식을 매장 안에서 먹을 때에는 일회용품 사용이 허용됩니다. 나무젓가락 제공도 예외적으로 가능합니다.

PC방과 만화방에서도 일회용 접시·용기, 일회용 수저·포크·나이프, 나무젓가락 등의 사용이 불가합니다. 일회용품 사용 금지를 위반할 경우에는 일회용품 사용자와 제공자 모두에게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계도 기간 1년…‘환경 지킴이’ 되기 위한 준비 시간 갖기

환경부는 지난 24일부터 한층 강화된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시행하면서도 당장은 단속하지 않고 1년 동안 계도 기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카페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현장의 부담을 줄이고 세밀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에 추가로 사용 금지 규제에 포함된 비닐 봉투,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 종이컵과 관련해서는 판매자에게 감량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지원해 제도의 연착륙을 이끌어 내겠다는 복안이라고 합니다. 부산시 지규태 자원순환팀장도 “환경부와 함께 1년 동안 계도 기간을 갖고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SNS 등으로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1년 동안은 매장 사정에 따라, 또는 손님이 원한다면 사용 금지 일회용품을 쓸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는 1년간의 계도 기간에다 많은 예외 조항까지 둔 건 사실상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부터 비닐 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편의점 등 현장에서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일회용품 줄이기라는 ‘시대 과제’는 이미 우리들에게 주어졌습니다. 위생상 깨끗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무심코 사용한 일회용품은 어느새 생태계와 인류를 위협하는 무기가 돼 버렸습니다. 일회용품은 대량 생산·소비를 하도록 해 자원 고갈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버린 일회용품은 썩지 않고 땅과 바다에 축적되고, 공기와 다양한 생물체들의 몸을 통해 부메랑처럼 다시 인간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플라스틱과 비닐은 썩는 데 500년 이상 걸려 환경을 오염하고 육지와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태울 때 발생하는 다이옥신 등의 독성 물질은 인류에 큰 해를 끼칩니다.

앞으로 1년은 다양한 종류와 많은 양의 일회용품을 우리 일상에서 퇴출하는 좋은 준비 기간입니다. 조금 혼란스러울 수 있고 서툴 수도 있지만, 환경과 미래 세대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동참하면 어떨까요. 이제 가방 안에 텀블러나 다회용 봉투, 종이 봉투 하나쯤은 필수 아닐까요.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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