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라스트 마일

강윤경 기자 kyk9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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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마일(Last Mile)은 원래 사형수가 사형 집행장까지 걸어 들어갈 때의 마지막 거리를 뜻하는 말이다. ‘쇼생크 탈출’의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가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화한 ‘그린 마일’에 등장한다. 극중 교도관 폴(톰 행크스)이 살인죄 사형수 존(마이클 클라크 던컨)과 전기 의자가 있는 사형 집행장으로 함께 걸어가는 복도의 바닥이 녹색이어서 영화 제목이 됐다. 신분과 인종을 초월한 우정과 인간애를 그린 이 영화의 제목 ‘그린 마일’이 바로 라스트 마일이다.

산업계에서 사용되면서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비자와 만나는 최종 단계라는 의미로 확장됐다. 방송, 통신에서 건축물 내 단자함에서 선로를 통해 개별 가구의 전화, TV, 컴퓨터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1마일 안팎의 최종 구간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배달 문화가 활성화돼 고객과의 접점이 되는 이 최종 단계 서비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시사용어에 올랐다. 안전하고 빠른 배송, 신선 식품의 품질 유지, 고객 만족과 감동 등이 라스트 마일 서비스 홍보 문구다. IT업계는 이 구간 서비스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로봇 배송, 드론 배송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다.

교통에서도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가 주목받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목적지 근처 정류장까지 가는 거리가 퍼스트 마일이고 정류장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1마일(1.6km) 정도의 짧은 거리가 라스트 마일이다. 지금까지 라스트 마일을 책임지는 수단은 도보였는데 최근 전기 자전거나 전동 스쿠터, 전동 킥보드 등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PM)가 등장해 라스트 마일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메가시티의 등장과 함께 교통 체증, 주차난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PM의 활용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교통난 해결을 위해 한국철도공사와 부산도시공사가 PM 무료 이용을 추진하고 나섰다. 오시리아 교통 지옥 해결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권고해 왔는데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동해선 오시리아역에서 내려 롯데월드 어드벤처, 스카이라인 루지, 아난티힐튼 등 관광시설로 걸어서 이동하려면 20~40분이 소요되는데 이 라스트 마일 구간 이동에 PM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교통과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랑스 파리의 공유 자전거 ‘밸리브’처럼 공유 모빌리티가 오시리아의 새로운 관광 아이콘이 되길 기대해 본다.



강윤경 기자 kyk9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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