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륙 임박’ 애플페이, 간편결제 시장 뒤흔들까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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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연내 정식 서비스 가능 전망
글로벌 2위 결제사 등장 ‘긴장감’
뛰어난 보안성·편리성 최대 강점
NFC 결제 방식 인프라 확충 ‘관건’

애플페이가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다. 애플스토어 매장을 지나는 한 시민. 연합뉴스 애플페이가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다. 애플스토어 매장을 지나는 한 시민. 연합뉴스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출시 8년여 만에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정식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애플페이 출시를 앞두고 국내 간편결제 업계에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글로벌 2위 결제사인 애플페이가 뛰어난 보안성과 편리성을 앞세워 시장을 뒤흔들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이미 장악한 간편결제 시장의 점유율을 뺏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다 단말기 보급 등 해결하지 못한 이슈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공식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현재 금융당국의 법률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법률 검토는 서비스 개시를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단계로 평가된다. 애플페이와 단독으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현대카드는 법률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서비스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최근 결제대행사들에 주요 유통기업에서의 결제 테스트도 완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 등 대형 이커머스 기업은 물론 배달의민족 등이 대상이다. 코스트코나 편의점 등 대형 오프라인 가맹점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애플페이가 한국 간편결제 시장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 대형 가맹점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범용성 측면에서는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확연하게 뒤떨어졌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애플페이가 삼성페이와 달리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채택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NFC 카드 결제 단말기를 설치한 곳이 별로 없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NFC 단말기를 설치한 가맹점은 전체의 5% 정도에 불과하다.

NFC 단말기 보급을 위해선 가맹점에 대한 카드사의 지원이 필수지만 현행법상 신용카드사가 대형가맹점(연매출 3억 원 초과)에 단말기 보급 비용을 지원할 경우 불법 행위로 처벌된다.

단 환경 변화에 카드사가 대응하기 위해 호환 단말기를 무상 제공하는 경우는 법 위반이 아니다. 이에 현대카드는 이를 근거로 한 NFC 단말기 보급 확대 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당국은 현대카드의 NFC 단말기 보급 목적이 ‘공익’인지 아니면 ‘단순 제휴’인지를 두고 검토 중이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애플페이 도입을 계기로 NFC 결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아도 결제할 수 있다는 것과 뛰어난 보안성은 NFC 방식의 큰 장점”이라며 “구글, 유니온페이, 비자카드 등 글로벌 기업은 이미 NFC 인프라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이미 독보적 위치에 있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과 경쟁해야 하는 점도 애플페이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한편 간편결제 업계에서는 애플페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아성’을 지키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고 나섰다. 삼성페이에 ‘디지털 홈 키’,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 기능을 탑재한 데 이어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광고도 재개했다.

국내 카드사들은 ‘오픈페이’ 서비스로 애플페이 견제에 나섰다. 오픈페이는 하나의 카드사 앱으로 다른 회사의 카드들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컨대 오픈페이를 이용하면 국민은행의 페이 앱에서 신한카드나 하나카드 등을 쓸 수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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