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발 방탄 정국’ 전선 넓히는 국힘 “체포 부결은 이재명 지키기 예비훈련”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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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한동훈 장관 피의사실 공표” 반격
부패 정당·방탄 이미지 부각 역효과
이 대표 ‘당당한 대응’ 전략에도 부정적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에 앞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에 앞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21대 국회 첫 체포동의안 부결에 따른 ‘방탄’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여당에선 민주당을 향해 “부패정당”이라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의원들을 자극”했다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도 ‘노웅래 방탄’이 ‘이재명 방탄’ 논란으로 이어져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노웅래 의원 체포 동의안이 지난 28일 국회에서 부결되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 예비훈련’이라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1년 내내 국회를 열어두고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때마다 부결시키겠다는 계산”이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 대표의 ‘지역 민생 투어’에 대해서도 “도피 투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당권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깨끗한 정치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는 부패 정당이 됐다”면서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 국민은 분노하고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민주당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한 공세로 반격에 나섰다. 복당 이후 민주당의 ‘스피커’ 역할을 맡고 있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한 장관의 지난 28일 국회 발언이 ‘피의사실 공표’였다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국회 발언을 통해 “노 의원의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녹음돼 있다”고 관련 정황을 구체적을 밝혔다.

박 전 원장은 2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한 장관의 발언에 대해 “피의사실 공표 아니냐”면서 “범죄사실을 완전히 망신 주기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부작용(반대 표결)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한 장관의 발언이 의원들에게) 자극을 줬다”면서 “한 장관은 검찰로부터 개별 수사 사건에 대해서 보고받지 않는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한 장관이 (체포동의안) 부결을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한 장관의 발언은) 일종의 언론플레이”라고 비판했다. 김영배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한 장관이 피의사실 공표를 세세하게 한 게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국회를 도발하는 것 아니냐고 느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격’에도 불구하고 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은 민주당에게 ‘여론 악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의 ‘검찰 정치탄압’ 주장이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노 의원 사건의 경우 한 장관이 ‘여론몰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증거가 담긴 녹음 파일 내용을 공개하면서 ‘부패사건’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민주당에서도 한 장관이 제시한 증거의 내용에 대해선 반박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체포동의안 부결은 성남FC 의혹 수사와 관련된 이 대표의 “당당한 대응” 전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 일정 조율 상황까지 밝히면서 당당한 대응을 강조했지만 이번 체포동의안 부결로 민주당에 대해선 ‘방탄’ 이미지가 부각됐다. 여당에서도 “민주화 운동 코스프레를 한다고 파렴치한 개인 비리가 숨겨지겠나”(정진석 위원장)라며 ‘개인 비리’ 프레임을 부각시켰다.

다만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의 이탈표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은 이 대표에게 ‘호재’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현역의원들이 아직은 ‘단일대오’를 유지하면서 이 대표의 ‘정치탄압’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가 만들어져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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