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빈대인호’ 지주 추천권 통해 ‘개혁 진용’ 구축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주요 계열사 수장 2명이 추천 후보
‘빈’ 의중 반영… 승계 변화에 무게
옛 주류 동아대 출신 전면 재부상
금융지주 7명·부산은행 11명 등
임원 절반 이상 ‘내달 임기 만료’
대폭 교체 분위기 속 긴장감 감지

문현금융단지 부산은행 본점.부산일보DB 문현금융단지 부산은행 본점.부산일보DB

BNK금융그룹 주요 계열사 3곳 중 2곳의 수장이 지주에서 추천한 후보로 채워지면서 ‘빈대인호’ 출범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최고경영자(CEO) 승계 특징은 개혁과 변화로 설명된다.

이는 전례 없는 BNK금융지주의 추천권 행사로 일찍이 예견된 결과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후 이어질 임원 인사에서의 변화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빈 체제’ 안정보다는 변화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앞서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확정된 직후 진행된 부산 지역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직이 조기에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빈대인 체제’ 운영 방향 가늠자 격으로 꼽힌 이번 주요 계열사 승계 작업에서도 안정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날 결과를 보면 변화에 더 무게가 실렸다. 실제 롱리스트(1차 후보군) 선정 당시부터 BNK금융지주가 처음으로 CEO 후보군 확대를 위해 후보 추천권을 행사했다. 이를 두고 예전 사례가 없었던 만큼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졌으며 빈 회장 내정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최종 CEO로 낙점된 인사 중 내부 승계 규정에 따라 당연 후보로 이름을 올린 이는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내정자가 유일하다. 방성빈 BNK부산은행장 내정자와 예경탁 BNK경남은행장 내정자는 지주가 전례 없는 추천권을 발동해 레이스에 합류했다.

아울러 BNK금융그룹 핵심 계열사인 세 회사 CEO의 출신 학교에서도 다소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김지완 전 회장 재임 땐 계열사 CEO 선임 과정에서 부산상고와 부산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으나, 이번에는 예 경남은행장 내정자(부산대)만 유일하게 생존했다. 대신 예전 주류였던 동아대 출신이 다시 전면에 나섰다. 방 부산은행장 내정자와 김 대표 내정자는 동아대 출신이다.

이 같은 변화에는 결국 ‘빈심’(빈 회장 내정자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빈 회장 내정자가 이런 결정을 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역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지주 회장 셀프 연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빈 회장 내정자가 취임과 동시에 ‘빈대인표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는 분위기다.

■임원 인사서도 지각 변동 주목

이처럼 ‘빈대인호’의 주요 진용이 드러나자 이제는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로 시선이 쏠린다.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BNK금융지주, 부산은행 임원이 과반에 달하는 까닭이다.

앞서 BNK금융지주는 정성재 일시대표 체제에서 이들의 임기를 석 달 연장했다. 3월 주주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취임하는 신임 회장이 임원 인사를 단행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부산일보〉 취재 결과 BNK금융지주에서는 임원 9명 가운데 7명이 인사 대상에 포함된다. 부산은행의 경우엔 부산은행장과 상임감사위원을 제외한 19개의 임원 자리 중 11개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두 곳을 합치면 절반 이상의 임기가 만료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BNK금융그룹 임원들이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앞서 각 계열사에서 후보가 2명씩으로 압축된 이후부터 임원 인사에서도 급진적 교체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다수 있었다”며 “실제 CEO 승계 결과가 이처럼 변화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드러난 만큼 예전보다 임원 교체 폭이 늘어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다만 예상보다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일부 임원들이 내부는 물론 지역 사회에서 높은 신임을 받아 유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규모 임원 교체가 이뤄질 경우 자연스레 일반 직원 인사 요인도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취임 초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