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엑스포 유치 성공, 새겨야 할 국회의장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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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총수 직접 뛰어야 승부수 생겨”
절실함과 행동으로 투표국 신뢰 얻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독서 마라톤 대회 포스터(왼쪽)와 부산엑스포 홍보 포스터. 부산시 제공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독서 마라톤 대회 포스터(왼쪽)와 부산엑스포 홍보 포스터. 부산시 제공

올해 11월로 예정된 국제박람회기구(BIE)의 2030월드엑스포 개최 도시 최종 선정을 앞두고 국내 굴지의 글로벌 대기업 총수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부산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개최 도시가 최종 선정되는 ‘11월의 성공’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글로벌 기업 총수들의 역할이 핵심 동력”이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부산 엑스포 전도사’로도 불리는 김 의장은 “해외 각지에 네트워크를 갖춘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경제사절단을 파견하고, 삼성과 현대차 총수들이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한 바퀴씩 도는 정도가 돼야 승부수가 생길 수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와 부산시로서는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월드엑스포 유치전은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 초반 열세에서 지금은 대등한 형세까지 추격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엑스포 유치의 최대 분수령인 4월 2~7일 BIE 실사를 앞두고 초박빙 판세를 부산으로 확실하게 뒤집으려면 대기업들이 투자와 경제 협력 의지를 적극적으로 제시해 지지국을 표명하지 않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의 마음을 얻는 것이 핵심 열쇠라는 분석이다. 표 대결을 앞두고 지지세 확보만을 위한 립서비스가 아니라, 총수들의 방문과 투자 약정 등 행동을 보여 줘야 지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과 총수들이 나름대로 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 앞서서 한발 더 뛰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의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실제로 루마니아 등이 지난해 8월 지지 의사를 내비치면서 한국 측에 경제사절단 파견을 요청했지만, 올해 2월에서야 방문이 이뤄지는 등 정부의 약속 이행이 더딘 사례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엇박자가 반복될 경우 투표 참여 국가들은 물론이고 기업들에게도 정부와 부산시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대통령과 함께 절실하게 대기업의 협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이유이다.

엑스포 부산 유치는 대한민국의 선진국 안착은 물론이고, 부산으로서도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국제적인 도시 소프트웨어 구축과 미래 산업 확보 등 도시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다. 세계적으로 부산에 대한 지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박형준 부산시장, 글로벌 대기업 총수, 정치권 모두가 마지막 남은 힘까지 쏟아야 한다. 중앙정부는 4월 BIE 실사를 앞두고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로드맵 발표, 55보급창 이전, 대기업 총수들의 지지국 방문 등 분위기 조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간절함으로 11월 말 프랑스 파리에서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라는 기적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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