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산업·상업·휴양 시설로 재정비… 시드니 ‘달링 하버’가 성공 사례 [난개발 위기 영도 워터프런트]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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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개발돼야

특정 업체 수변 경관 독점 배제
원도심 ‘상생 발전’ 유도해야

워터프런트 재개발의 이상적인 모델로 평가받는 호주 시드니 ‘달링 하버’ 전경. 신화연합뉴스 워터프런트 재개발의 이상적인 모델로 평가받는 호주 시드니 ‘달링 하버’ 전경. 신화연합뉴스

조선업 등 전통 제조업 중심의 산업 지형이 쇠퇴기에 접어들면서 이를 수용하던 대규모 부지와 설비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이 때문에 해안가 등 수변을 차지한 유휴공업지역을 떠안게 된 국가나 도시에서는 ‘워터프런트(수변공간) 재개발’이 큰 이슈로 떠올랐다. 워터프런트 재개발 사업은 낡고 버려진 유휴조선소나 항만구역 등 주변 배후 지역에 주거·상업·관광·휴양 시설을 설치하는 등 재정비를 통해 도시 경쟁력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균형 발전과 원도심 상생 발전을 꾀한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부산 영도구 ‘해양 신산업 부스트벨트’에서 난개발을 막고, 호주와 일본 등의 사례처럼 성공적인 워터프런트 재개발 사업의 성과를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호주 시드니의 ‘달링 하버’는 워터프런트 재개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과거 번성했던 시드니 무역항은 수년 동안 방치되면서 도심의 흉물로 여겨졌지만, 낙후된 항만시설과 철도용지 등 106만㎡(약 32만평)를 아름답고 쾌적한 워터프런트로 개발해 단숨에 시드니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부산 영도구 청학동·동심동 일대에 자리잡은 ‘해양 신산업 부스트벨트’ 사업지 전경. 부스트벨트의 핵심 지역인 옛 송강중공업 1공장 부지에서 이른바 ‘지분 쪼개기’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난개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영도구 청학동·동심동 일대에 자리잡은 ‘해양 신산업 부스트벨트’ 사업지 전경. 부스트벨트의 핵심 지역인 옛 송강중공업 1공장 부지에서 이른바 ‘지분 쪼개기’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난개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4년간 공사를 진행해 크루즈선, 유람선, 페리 등 각종 선박 선착장과 요트 계류장 등 해양·레저·관광 콘텐츠를 유치했다. 단정하게 정비된 해안을 따라 보행로와 레스토랑·카페·바·상점이 즐비한 해양 친수공간이 조화롭게 조성됐다.

달링 하버는 초고층 빌딩이나 랜드마크 건물을 조성하는 대신 기존 건물과 시설을 최대한 보존,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거창한 건축물은 없지만 특정 업체나 개인이 수변과 경관을 독점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폭 20~40m에 이르는 수변공간은 14km에 이르는 산책로로 개조돼 시민에게 완전히 개방됐다. 산책로 뒷편 공간에는 호텔, 음식점, 쇼핑시설, 아쿠아리움 등 상업시설이 즐비하다. 달링하버에는 6000명 이상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 80여 개의 식당·카페·주점이 있다. 여기서 일하는 인력도 4000명이 넘는다. 이곳을 찾는 연간 관광객은 2500만 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마지막 워터프런트’로 꼽히는 영도구 해안공업지역 일대도 성공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까지 부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해양도시 관련 연구를 수행한 김미영 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영도구 해안공업지역 일대에는 기존 항만시설 등 단순한 산업적 기능에서 초점을 맞추던 시각에서 벗어난 ‘대전환’이 필요하다. 첨단산업과 상업·문화 기능을 고루 갖춘 방향으로 전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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