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도 자율주행 시대… ‘레벨 3’ 기술 탑재 차량 속속 출시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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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90·기아 EV9 등에
‘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 기능
고속도로 시속 80km 주행 가능
벤츠·혼다도 레벨 3 인증받아

다음 달부터 국내에서도 자율주행의 본격화를 알리는 레벨3 기술을 탑재한 차량들이 도로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벨3 기술이 장착된 기아 전기 SUV ‘더 뉴 EV9’(위)과 메르세데스-벤츠의 레벨4 기반의 지능형 자동 발렛 주차 기술 ‘인텔리전트 파크 파일럿’ 작동 모습. 기아·벤츠코리아 제공 다음 달부터 국내에서도 자율주행의 본격화를 알리는 레벨3 기술을 탑재한 차량들이 도로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벨3 기술이 장착된 기아 전기 SUV ‘더 뉴 EV9’(위)과 메르세데스-벤츠의 레벨4 기반의 지능형 자동 발렛 주차 기술 ‘인텔리전트 파크 파일럿’ 작동 모습. 기아·벤츠코리아 제공

다음 달부터 국내에도 자율주행의 본격화를 알리는 레벨3 기술을 탑재한 차량들이 잇따라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G90(나인티)’와 기아 신형 전기 SUV ‘EV9’으로, 운전자는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운전대를 잡지 않고 시속 80km까지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달 출시되는 연식변경 모델 제네시스 G90와 기아 EV9에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인 ‘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HDP)’ 기능이 탑재된다.


신형 G90는 2021년 4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의 연식변경 모델로, 국내에서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한 첫 양산모델이다.

HDP 기능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자율주행 0~5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운전자는 고속도로나 강변북로 등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운전대를 잡지 않고 시속 80km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작년 4분기에 G90를 출시하려 했으나, HDP 적용 속도를 시속 60km에서 80km로 상향하며 올해 상반기로 출시를 연기했다.

레벨3 자율주행은 차량의 통제권이 운전자에서 자동차로 넘어가는 첫 단계여서 자율주행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현대차그룹 측은 2023년형 G90의 HDP 구동을 위해 전면 그릴에 라이다 센서를 추가했다. HDP는 라이다와 후측방·전방 카메라, 전방·측면 레이더로 작동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양산차에 ‘하이웨이 드라이빙 어시스트2(HDA2)’ 기능을 적용하는데, 이는 레벨2 자율주행에 해당한다. HDA2는 차간 간격과 조향을 유지하지만,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핸들을 잡으세요”라고 경고한다. 경고음이 지속했음에도 핸들을 계속 잡지 않으면 자율주행 기능을 강제로 종료한다. 운전자는 항상 운전대를 잡은 채로 전방을 주시해야 하며, 차선을 변경할 땐 직접 방향지시등을 작동시켜야 한다.

반면 레벨3 자율주행은 차가 목적지로 향하며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고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것을 허용한다. 운전자는 주행 중 팔짱을 끼거나 휴대폰을 보는 등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레벨4에서는 지정된 구역에서 차량의 시스템이 도로 상황을 인지·판단해 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행이 가능하며, 레벨 5에서는 차량이 모든 상황에서 주행을 담당한다.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공식 인증을 받은 차량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전기 세단 ‘EQS’, 혼다 ‘레전드’ 등이다.

벤츠의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인 ‘드라이브 파일럿’은 시속 60km 이하의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해당 조건에서는 시스템이 차량 제어와 주행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는 주행 중에도 차량 내에서 인터넷 검색이나 이메일 처리, 동료와의 의사소통 등 간단한 업무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영화 관람 등의 휴식도 가능하다.

벤츠는 레벨4 기반의 무인 자율 주차 시스템 ‘인텔리전트 파크 파일럿 2’도 지난해 7월 이후 생산된 ‘더 뉴 S클래스’와 ‘더 뉴 EQS’에 탑재했다. 인텔리전트 파크 파일럿은 운전자가 지정된 구역에 차량을 정차하고 하차한 뒤, ‘메르세데스 미’ 앱으로 기능을 활성화하면 운전자 없이도 차량이 비어 있는 공간에 저속으로 안전하게 이동하며 스스로 주차하는 기술이다.

혼다 레전드는 2020년 일본 국토교통성으로부터 레벨3 형식인증을 취득했고, 2021년 3월부터 레벨3를 탑재한 레전드를 판매하고 있다.

기아 EV9의 경우 이달 중순 내외장 디자인을 공개한다. 오는 31일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일반에 선보인다. 기아가 밝힌 콘셉트 EV9의 주행거리는 최대 482km로, 350kW급 급속 충전시 약 20분이면 10~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도 레벨3 기반의 보험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고시 관련 법적 문제들도 논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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