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다방동 패총, 1세기 전반 가야 시대 전기 유적지로 확인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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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올해 3월 다방동 패총 2차 발굴
청동기시대 후기 환호·가야 전기 주거지 발굴
국내 최초로 일본 야요이 시대 쇠괭이 등 출토
시, 경남도 기념물 지정 추진·학술대회 개최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 야요이 시대 철서가 발굴된 다방동 패총 내 2호 주거지 전경. 양산시 제공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 야요이 시대 철서가 발굴된 다방동 패총 내 2호 주거지 전경. 양산시 제공

속보=50여 년 만에 시행된 재발굴(1차 발굴)에서 가야 시대 전기 고지성 취락 유적이 확인(부산일보 2021년 2월 23일 자 11면 보도)된 경남 양산시 다방동 패총이 이번 2차 발굴에서 1세기 전반 가야 시대 유적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발굴 과정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 야요이 시대(BC 3세기~AD 3세기) 철서(쇠괭이)가 발굴돼 다방동 패총의 가야인과 일본 사이에 교류가 있었던 사실도 확인돼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양산시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3월 말까지 다방동 214일대 20만㎡ 규모의 다방동 패총 중 2041㎡에 대한 정밀 발굴 조사를 실시 중이다.

발굴 조사에서 청동기시대 후기의 환호(방어도랑)와 20동 이상의 가야 전기 주거지, 고상 건물지가 발굴됐다. 유적지 정상부 북쪽 경사면에서는 흙을 편평하게 쌓아 대지를 넓히는 방식의 토목 공사법이 최소 3번 이상 진행해 주거지를 조성한 사실도 드러났다.

조성된 가야 전기 주거지에서는 한쪽 벽면에 아궁이를 둬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한 흔적, 또 다른 주거지에서 온돌시설도 각각 발굴됐다. 2호 주거지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일본 야요이 시대 철서가 나와 다방동 패총의 가야인과 일본 사이에 교류가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1세기 전반 가야 시대 유적지로 확인된 다방동 패총 전경. 양산시 제공 1세기 전반 가야 시대 유적지로 확인된 다방동 패총 전경. 양산시 제공

이밖에 타날문단경호(목 짧은 항아리)와 장동옹(긴 단지), 철부(쇠도끼) 등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물이 다수 출토됐다.

특히 이번 발굴에서 청동기 시대 후기의 토기와 환호 흔적이 가야 전기 유적과 함께 확인되면서 다방동 패총은 청동기 시대부터 가야 전기까지 끊어지지 않고 연속적으로 형성된 양산 최고의 마을 유적임을 보여줘 학계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산시는 다방동 패총의 발굴이 완료되는 대로 ‘경남도 기념물 지정’ 추진을 위한 신청과 함께 실체 파악을 위해 학술발굴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앞서 경남도와 양산시는 2020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 시행된 1차 발굴(550㎡)에서 가야 시대 전기의 조망과 방어에 유리하도록 구릉 정상부나 높은 지대에 지은 취락인 고지성 환호 취락을 확인했다. 또 주거지에서 연질과 와질 항아리와 바리, 옹 등 저장용 토기도 다수 출토됐다.

다방동 패총은 지역 내 6개 패총의 하나로, 다방동 구릉 정상부 150m 위치해 있다. 사적 95호인 중부동 고분군과 사적 98호인 북부동 산성과 인접해 있다.


1세기 전반 가야 시대 유적지로 확인된 다방동 패총 전경. 양산시 제공 1세기 전반 가야 시대 유적지로 확인된 다방동 패총 전경. 양산시 제공

1921년 하시모토료조 양산공립보통학교장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고, 이듬해 조선총독부가 일부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해 각종 골각기와 녹각도자병, 토기류 등을 발굴했다. 1964년 서울대 박물관이 재발굴조사를 실시해 사적 제2호인 김해 봉황동 패총과 유사성을 확인하면서 학계의 관심도 집중되기도 했다. 1967년 국립중앙박물관도 세 번째 발굴조사를 실시해 각종 제사용 골각기와 도질토기, 방어용 해자와 수혈 유구, 철기 등을 확인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이번 발굴에서 일본 야요이 시대 철서와 1세기 전반 가야 시대 와질 등이 확인됨에 따라 다방동 패총은 1세기 전반 가야 시대 유적지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다방동 패총의 실체 파악을 위해 학술조사 등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산시는 오는 22일 다방동 패총에서 학술자문회의 개최와 함께 발굴 현장을 공개한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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