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변화의 시기, 부산 관광이 준비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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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관광산업은 전례 없는 큰 타격을 입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구분 없이 모든 국가에서 국경을 봉쇄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강력한 방역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글로벌 관광 수요는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 감소 및 방역 규제 완화로 엔데믹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0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었고, 세계 각국은 방역 규제라는 빗장을 풀고 국경을 적극 개방하고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올해 해외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80~95%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권역별로 회복세의 차이는 있겠지만, 글로벌 관광시장이 본격적으로 ‘리오프닝’될 것이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지속된 팬데믹은 글로벌 관광산업의 판도를 크게 흔들어 놓았다. 세계의 모든 국가와 도시는 선두 주자와 후발 주자의 구분 없이 똑같은 출발선상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따라서 부산은 지금을 기회로 삼아 지역 관광을 기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관광객들의 새로운 소비 행태와 선호도를 반영한 새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관광 선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개별 관광객에게 편리하고 쾌적한 여행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관광 수용 태세를 개선해야 한다. 엔데믹 국면에서 여행 수요를 적극 수용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개별 여행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수용 태세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의사 소통의 어려움, 관광 정보 안내 부족 등을 주요 불만 요인으로 뽑았다.

둘째, 관광객의 소비 행태와 선호도를 반영한 부산만의 특색있는 관광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여행 목적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그 도시의 먹거리이다. 2022년 부산 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 중 62.7%가 맛집 탐방을 주요 관광 활동으로 꼽았다. 부산 역시 그동안 미식 관광을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왔다. 다만, 지금까지는 돼지국밥, 밀면, 낙곱새 등 향토음식을 중심으로 홍보 마케팅이 집중되었다. 하지만 최근 미식 트렌드에 따라 부산도 미식 관광 마케팅 정책을 ‘파인 다이닝’으로 확장시켜야 한다.

셋째, 시민과 업계 종사자의 최상의 친절 서비스 제공을 통해 관광객 환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관광객은 여행을 할 때 현지인들과 교류하고 그들의 문화와 삶의 방식을 체험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소통과 교감은 그 도시의 매력과 만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경험은 관광객이 그 지역을 다시 방문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때 큰 영향을 미친다.

넷째, 부산 관광산업이 지역과 상생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부산 관광산업의 발전은 부산 경제의 활성화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관광산업과 지역 사회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며,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관광진흥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 관리해야 한다. 공사는 지역 주민 주도의 관광 현안 해결을 위해 ‘지역관광추진조직(DMO)’을 구성해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이동 약자를 위한 관광 환경 개선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지역 관광 생태계가 붕괴 직전까지 갔으나, 최근 리오프닝을 통해 조금씩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관광정책을 어떻게 수립하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부산 관광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이 부산 관광의 가장 중요한 시기로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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