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대중교통 통합 할인·동백전에 힘 실은 추경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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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4만 5000원 초과 금액 돌려줘
수송분담률 확대·교통 혼잡 개선

부산 중앙로에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중앙로에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시가 2023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본예산 15조 3277억 대비 4.7% 증가한 수준인 7158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 부산시는 올해 추경예산안에 대해 시민의 경제적 고통을 완화하는 데 최우선을 두었다고 했다.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고물가·고금리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지역경제와 서민들을 위한 시의적절한 판단이라고 하겠다. 이번 추경에서는 전국 최초로 도입하는 ‘대중교통 통합할인제’ 422억 원 배정이 가장 눈에 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달 말 예고한 대로 대중교통 사용 금액이 월 4만 5000원을 초과하면 9만 원까지 초과 금액 전액을 지역화폐인 동백전으로 돌려준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좋은 정책이 나왔다.

세계는 지금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해 비용을 지원하거나 심지어 무상으로까지 전환하는 추세다. 지난해 3개월간 한시적으로 진행한 ‘9유로 티켓’(한 달에 9유로로 고속열차를 제외한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은 독일 인구 5명 중 1명이 매달 구입했을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독일 정부는 재정 부담까지 고려해 다음 달부터 ‘49유로 티켓’을 정식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룩셈부르크와 미국 캔자스는 이미 2020년부터 대중교통을 무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외곽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통근할 때 많이 이용하는 철도의 무료 이용권을 올해까지 연장했다.

부산시는 2021년의 경우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송 손실 지원액과 부산교통공사 재정 지원액으로 총 6717억 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1990년대 50%대였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현재 40%대로 줄어든 상태다. 독일은 9유로 티켓 도입으로 대중교통 수요가 25% 늘면서 탄소배출량은 80만t이 줄었다. 독일의 조사 대상 26개 도시 가운데 23개 도시에서 교통 혼잡이 개선됐고, 물가상승률까지 0.7%포인트 감소했다. 선진국의 대중교통 운영비용에서 승객이 내는 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정도인데, 우리는 요금으로 충당하는 비율이 70%가 넘는다고 한다. 요금 할인으로 대중교통을 활성화시켜야 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부산시가 동백전의 인센티브 보상금을 본예산 500억 원에서 530억 원을 추가 투입해 지역 골목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로 한 대목도 높게 평가할 만하다. 코로나 때 소상공인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던 지역화폐 동백전이 정부의 홀대와 지자체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활용도가 급감한 게 사실이다. 동백전의 목적은 시민들의 활발한 결제 수단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동백전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충전 한도와 캐시백 확대를 위한 예산 확보가 선결 과제다. 동백전 예산은 지난해 2217억 원이었다. 이번 추경이 대중교통과 동백전 활성화에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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