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박탈지수' 심각, 정주여건 전방위 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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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자치구 결핍 수준 전국 평균 상회
지역소멸 막고 삶의 질 높일 정책 시급

부산 16개 구·군 중 절반인 8개 구가 사회·경제적 결핍 수준을 나타내는 ‘박탈지수’가 전국 평균 이상인 가운데 결핍의 정도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중·서·영도구 일대 원도심. 부산일보DB 부산 16개 구·군 중 절반인 8개 구가 사회·경제적 결핍 수준을 나타내는 ‘박탈지수’가 전국 평균 이상인 가운데 결핍의 정도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중·서·영도구 일대 원도심. 부산일보DB

부산 16개 구·군 중 8개 구의 ‘박탈지수’가 전국 평균보다 높다고 한다. 박탈지수는 한 지역의 주거 환경을 중심으로 삶의 질을 수치화한 것인데, 지역의 사회·경제적인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정주여건이 낙후되는 등 사회·경제적 결핍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부산 자치구·군의 절반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사회·경제적 결핍 수준을 보인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박탈지수가 전국 평균에 비해 높은 부산 자치구가 10년 새 배로 증가해 지역 격차를 줄이고 사회·경제적 박탈감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같은 문제점은 최근 부산시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 발표한 ‘부산 박탈지수 현황 및 수준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부산에서 전국 평균보다 박탈지수가 높았던 곳은 중·서·동·영도·부산진·금정·수영·사상구 등 8곳이다. 이는 2010년 중·서·동·영도구 등 원도심 4곳이었던 것과 비교해 10년간 배로 늘어난 것이다. 8곳은 주택 소유율, 낙후된 주거 환경 비율, 1인 가구율, 노인 인구율, 고졸 미만 학력률 등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수준이 전국 평균보다 현저히 떨어져 결핍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지역의 제반 정주여건이 열악하며,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날로 쇠락하는 부산의 암울한 현실을 감안할 때 지역의 박탈지수가 높고, 이러한 자치구가 증가 추세인 것은 당연한 결과일 테다. 지역경제 침체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 인구 감소와 청년층의 타지 전출, 급속한 노령화 등으로 부산이 활력을 잃어 가는 모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인구 유출과 고령화가 심한 중·서·동·영도구는 박탈지수가 전국 최상위권에 들 정도로 정주여건이 빠르게 나빠지며 원도심 쇠퇴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부산시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 사회·경제적 수준의 향상을 위한 부산만의 특별한 개선 시도나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이대로 두면 박탈지수가 높은 곳은 기피 지역으로 전락해 소멸할 수밖에 없는 만큼 행정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부산시가 각 구·군과 머리를 맞대 전방위적으로 정주여건 개선에 나서는 것이 급선무다. 박탈지수가 높은 지역이 늘거나 지수가 더 높아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박탈지수가 높게 나타난 8개 구를 포함한 지역 간 격차 해소는 물론이다. 시는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이를 위한 핵심 정책으로 ‘15분 도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살기 좋은 각종 정주 환경 조성만큼 이에 부합하는 게 없다. 건강·의료 분야를 추가하는 등 부산 상황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진단해 다양하고 실효적인 정주여건 개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시민의 삶의 질과 행복도를 높이는 길이다. 그래야 부산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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