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이 쏘아 올린 ‘배달치킨 3만 원’…소비자 불만 파고드는 ‘간편식 치킨’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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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9%↑ 배달비 더하면 3만 원 코앞
“너무 비싸다” 소비자 원성 높아지자
식품업계, 가성비 냉동식품 속속 내놔
대형마트도 카드 결제 할인 행사

교촌치킨이 이달부터 치킨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하자 관련업계가 들썩인다. 이달 초 롯데마트에서 선보인 반값 치킨 판매 모습. 연합뉴스 교촌치킨이 이달부터 치킨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하자 관련업계가 들썩인다. 이달 초 롯데마트에서 선보인 반값 치킨 판매 모습. 연합뉴스

‘치킨값 3만 원’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관련 업계가 지각변동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 계속된 외식물가 상승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 심리를 파고든 식품업계와 대형마트의 공략도 시작됐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이달부터 소비자 권장 가격을 품목별로 5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메뉴인 간장 오리지날 가격은 1만 6000원에서 1만 9000원, 허니콤보 가격은 2만 원에서 2만 3000원이 됐다. 인상률로 보면 각각 19%, 15%다. 배달료(3000~5000원)까지 고려하면 치킨 1마리에 3만 원 가까운 비용을 지출하는 셈이다. 교촌 관계자는 “임차료와 인건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맹점 수익 구조가 수년간 악화돼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냉동치킨 신제품. 연합뉴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냉동치킨 신제품. 연합뉴스

bhc와 BBQ 등 경쟁사는 아직까지는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2년 전과 같은 치킨값 릴레이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재룟값 상승 압박에 연쇄적인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교촌이 2021년 11월 가격을 올리자 bhc는 한 달 만인 12월, BBQ는 6개월 뒤인 이듬해 5월에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소비자들은 치킨 가격 인상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매번 가격 치킨업계 상승을 이끄는 교촌치킨을 두고 인터넷 게시판에는 “교촌은 더 이상 사 먹지 않겠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직장인 이 모(30·부산 남구) 씨는 “배달비까지 해서 3만 원 정도면 거의 족발 가격이다. 1인 가구가 자주 시켜 먹기에는 정말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면서 “육회가 2만 원 정도 가격인데 벌써 ‘소고기보다 비싼 닭 가격’이라는 자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치킨 주문을 포기하고 ‘홈메이드 치킨’을 만드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편스토랑’ 등 TV 예능 프로그램의 치킨요리 레시피나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한 요리 후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서민음식’ 치킨이 ‘귀족음식’으로 바뀌는 모양새가 되자 식품업체도 가성비를 앞세운 냉동식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CJ제일제당은 300g에 1만 원대 초반 가격인 ‘고메 소바바치킨(소스 바른 바삭한 치킨)’을 최근 출시했다. 동원F&B는 치킨과 인기 사이드 메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퀴진 인싸이드 치킨’을 출시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행사 카드 결제 시 기존 판매가에서 50%가량 값을 내린 치킨을 선보이며 소비자 사로잡기에 나섰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는 치킨업계의 가격인상에 대해 “게으른 방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품 혁신과 원가 절감 노력 없이 소비자에게 비용을 떠넘겨 손쉽게 이익을 지킨다는 지적이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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