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수출시장 점유율 작년 2.7%로 ‘뚝’…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저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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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하락…2019년부터 4년째 3% 하회
반도체 수출 비중 2018년 20.9%→올해 1분기 13.6%
작년 무역적자 비중 외환위기 때보다 높아…올들어 2배로↑


지난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2.74%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한 200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컨테이너 화물이 들어찬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일보DB 지난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2.74%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한 200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컨테이너 화물이 들어찬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일보DB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단위: %). 출처: 세계무역기구(WTO), 한국무역협회 제공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단위: %). 출처: 세계무역기구(WTO), 한국무역협회 제공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반도체 업황 악화 등 요인으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리면서 지난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한 200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 세계무역기구(WTO)와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수출액은 총 24조 9044억 89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한국의 수출액은 6835억 8500만 달러로 전체 비중의 2.74%를 차지하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20년 2.90%에서 2021년 2.88%로 떨어진 데 이어 2년 연속 하락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4년에 3.02%로 처음으로 3%를 넘은 이후 2018년(3.09%)까지 5년 연속 3%대를 기록했다. 2017년(3.23%)에는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팬데믹(대유행)으로 번진 2019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2.85%→2.90%→2.88%→2.74%)으로 2%대에 머물렀다. 특히 작년(2.74%)에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2.61%) 이후 최저치로 내려왔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세계적으로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무역이 확산하고,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 같은 기조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 비중(단위 %). 무역협회 제공 한국의 반도체 수출 비중(단위 %). 무역협회 제공

무역협회 추산으로 수출 점유율이 0.1%포인트(P) 하락하면 약 14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정도로 수출 악화는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0.9%까지 올랐다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17.3%→19.4%→19.9%→18.9%) 20% 선을 회복하지 못했고, 올해 1∼3월에는 그 비중이 13.6%까지 뚝 떨어졌다.

지난달까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무역적자 행진이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477억 8400만 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까지 224억 100만 달러로, 3개월 만에 이미 작년치의 46.9% 수준에 이르렀다.

작년 전체 무역(수출입) 규모에서 차지하는 무역적자의 비중은 3.4%로,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외환위기 시기인 1997년(3.0%)보다 높았다. 특히 올해 1∼3월 무역적자 비중은 6.9%로 지난해(3.4%)의 2배가 넘었다. 세계화가 진행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로는 IMF 외환위기가 도래하기 한 해 전인 1996년(7.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무역수지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의 무역 구조상 세계 수요 변동에 민감한 중간재 품목의 수출 비중이 74%,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에 달하기 때문이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주요국이 '보조금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단기적으로는 과감한 세제 지원과 보조금 지급 정책이 필요하다"며 "중간재 수출 감소와 에너지 수입 증가라는 연쇄 고리를 중장기적으로 수출 품목 다변화와 고급화로 끊어내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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