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뚝’ 주담대 ‘들썩’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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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만에 금리 3%대로 내려
주담대 한 달 새 4조 6000억 ↑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하단이 1년 반 만에 3% 중반대까지 내려앉았다. 이른바 ‘돈 잔치’ 비난을 받은 은행권이 앞다퉈 금리 인하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출금리가 눈에 띄게 떨어지자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40∼5.801% 수준이다. 한 달 반 전(3월 3일)과 비교하면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0.770%포인트나 급락했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같은 기간 0.619%포인트(4.478%→3.859%)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국내외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통화 긴축 시작점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평가다.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4.680∼6.060%)도 한 달 보름 사이 하단이 0.740%포인트 낮아졌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역시 현재 연 4.180∼6.631%로 하단이 0.740%포인트 내려갔다.

그러나 최근 은행 대출금리 하락 속도는 단순히 지표금리 흐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실제로 4대 은행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 하단의 하락 폭(0.770%포인트)은 지표금리(은행채 5년물·0.619%포인트)보다 0.151%포인트 크다. 신용대출 하단의 낙폭은 지표금리의 배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5∼6%에 이르던 은행 대출금리가 최근 크게 떨어지자 위축됐던 주담대 규모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한은에 따르면 3월 말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잔액 800조 8000억 원)는 2월 말보다 2조 3000억 원 불었다.

전세자금 대출이 월세 전환에 따른 전세자금 수요 감소와 전셋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2월에 이어 3월에도 2조 원 이상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일반 주담대는 한 달 사이 약 4조 6000억 원이나 급증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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