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역 장애인 채용 가능한 직군 끊임없이 개발해야”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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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준 (주)넥슨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부산 첫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비장애인 비교, 업무 능력 안 떨어져”
지역 대학과 인재 채용 협력 등 강화

“기존 업무에서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최근 취임한 이경준(44) (주)넥슨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부산지역 장애인 채용 확대를 위해 관련 직군을 끊임없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새 업무를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비장애인의 업무 영역에서 장애인의 역할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 출신인 이 대표는 넥슨커뮤니케이션즈 본부장, 이사를 거쳐 지난달 30일 대표로 공식 취임했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부산 최초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지역 장애인 고용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47%(36명)가 장애인이며, 이들 가운데 58%(21명)가 뇌병변 등 중증장애인이다.

“현재 장애인 직원이 맡고 있는 게임 모니터링, 웹 관리 업무도 원래 비장애인의 업무였습니다. 처음엔 비장애인의 70% 정도 성과를 기대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비장애인 이상의 결과물을 가져왔습니다. 장애인은 상대적으로 숙련 기간이 더 필요할 뿐입니다.”

지역 장애인 채용을 위한 ‘직업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부산직업능력개발원과 협력해 실무교육을 진행하고, 수료한 지역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채용면접을 실시한다. 이 대표는 또 채용에 이어 입사한 직원의 업무능력을 올리고 적응을 돕는 데도 힘쓸 생각이다.

“업무 노하우 공유, 원활한 협업을 위해서는 건강한 조직문화도 필수이지요. 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만큼 워크숍 등으로 직원과 단합할 것입니다.” 장애인 직원의 불편함도 수시로 체크해 업무환경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과거 고용노동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올해의 편한 일터’로 선정되는 등 장애인을 위한 남다른 시설로 주목받았다. 양방향 휠체어 통행이 가능한 넓은 이동로를 조성했고, 사무실 내 장애인 전용 샤워실과 화장실을 설치했다. 의료용 침대, 다리 받침 의자 등 업무 보조기구도 구비했다. 여러 IT대기업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해 넥슨커뮤니케이션즈를 찾았다.

이 대표는 지역사회 연계 활동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과거 경남 지역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미디어 교육을 진행했다. 경성대, 동아대 등과 협약을 맺고 지역인재 채용에 협력했다. 2011년에는 지역 어린이를 위해 디지털 감성 놀이터 ‘더 놀자’를 조성했고, 4년간 운영 후 부산시에 기부채납했다. 4년간 더 놀자 이용객은 12만 명에 달했다.

“직원 모두 부산에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습니다. 이달에는 장애인, 비장애인 직원 다 같이 부산 중앙고 이야기를 그린 영화 ‘리바운드’를 관람합니다. ‘리바운드’는 넥슨코리아가 투자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지역사회 공헌,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우리 회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고민하겠습니다. 특히 지스타 등 지역 게임 산업과 관련해서도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을 것입니다.”

이 대표는 이제 넥슨커뮤니케이션즈가 일부의 편견을 넘어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됐다”고 단언했다. 게임서비스 분야 등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며 장애인 고용을 ‘비용’으로만 보는 인식을 바꾸었다고 강조했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된 곳, 꾸준히 성장한 곳은 드뭅니다. 지금의 넥슨 커뮤니케이션즈를 만든 직원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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