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전략 이코노미스트 간담회…이창양 산업장관 "과감한 정책 필요"
KDI부원장 "과감한 국립대 구조조정과 초광역 단위 지역 거점도시 집중육성 필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경제성장 전략 이코노미스트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주현 산업연구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 김세직, 황윤재 서울대 교수, 권남훈 건국대 교수, 이 영 한양대 교수, 신관호 고려대 교수, 정진욱 연세대 교수 등 경제 전문가가 참석했다. 산업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대표 경제학자 및 국책연구기관과 함께 노동·자본·총요소생산성 전반에 걸쳐 G7(주요 7개국) 경제강국 도약을 위한 성장잠재력 확충 방안을 논의하고 전략 마련에 나섰다.

산업부는 19일 오후 2시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주요 경제학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성장 전략 이코노미스트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근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세계 1위, 이차전지 세계 2위 등 첨단산업 분야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 등 영향으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역(逆)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이창양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성장잠재력 회복을 위해서는 그동안 추진해온 (첨단산업 세액공제 확대, 첨단산업 분야 인재 양성 추진, 정부 R&D 지원 확대 등보다) 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은 발제에서 “그간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모든 광역·기초단체의 획일적인 발전을 추구해 인구·기업 집중에 따라 생산성이 향상되는 ‘집적 효과(agglomeration effect)’’ 무시하는 결과를 낳았으며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지도 못했다”고 진단하고 "이제부터는 불필요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 생산성 향상을 촉진하고 초광역 단위의 지역 거점 도시 육성에 정부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 부원장은 또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 인구 감소의 악영향을 우려하면서 "대기업이 국가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고 출산·육아에도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체임을 인정하고 중소기업을 일방적으로 지원·보호하는 기조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위기에 직면했으나 교수들의 반발,연성예산 제약 때문에 구조개혁이 부진하다"며 "학생들이 외면하는 대학은 스스로 문을 닫도록 할 필요가 있고, 국립대학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부원장은 "정부의 정책 역량이 하락했음을 직시하고 정부가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설익은 정책이 양산되는 통로를 차단하고 공무원 인사제도 개편, 정부출연연구기관·산하기관 정비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현 산업연구원장은 발제에서 "돌봄의 국가 책임성을 강화하고 출산·육아휴직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안정적이고 우호적인 여성 고용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비자·국적제도를 개선해 외국인 인재 영입 장벽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첨단 전략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요국 수준의 투자 인센티브 총액을 보장해야 한다"며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제조업의 온실가스 감축 설비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