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이 가능한 투자·지원책으로 개도국 표심 잡아야”[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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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16)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

조건·미래·기회 ‘3박자’ 딱 맞는
엑스포 위해 화끈하게 내질러야
2년 연속 부산시에 2억 원 쾌척
이만큼 보람있는 투자 어디 있나
현재 위스키 시장 10여 국에 판로
엑스포 땐 중국 시장 활짝 열릴 것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골든블루 박용수 회장은 “2030부산월드엑스포는 그야말로 하늘이 점지해 준 부산 발전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정대현 기자 jhyun@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골든블루 박용수 회장은 “2030부산월드엑스포는 그야말로 하늘이 점지해 준 부산 발전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정대현 기자 jhyun@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골든블루’ 박용수 회장은 상공계를 대표하는 ‘승부사’다. 평범한 사람은 일생에 한 번도 힘든 사업 성공을 연타석 홈런 치듯 이뤄냈다.

경남 함안군이 고향인 박 회장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대경 T&G를 설립해 성공 가도를 달렸다. 해외지사까지 포함하면 2000명이 넘는 직원을 거느리고 있던 그는 돌연 이 알짜 기업을 매각했다. 그러고 나서 뛰어든 곳은 마케팅 혈투가 벌어지던 위스키 시장.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011년 내리막을 걷던 수석밀레니엄을 인수한 박 회장은 국산 위스키 골든블루를 앞세워 시장에서 당당히 1위 자리에 올랐다.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바라보는 ‘승부사’의 촉은 과연 어떨까. 박 회장은 “무조건 내지르는 것만이 결단은 아니다”며 “나는 결단을 내릴 때 조건과 미래, 기회 이 세 가지를 본다”고 했다.

박 회장은 “등록엑스포를 유치하면 지구촌 80억 명 인구가 6개월간 부산을 바라보고 동경할 것이다. 이는 반드시 부산의 미래에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탓에 유치전은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하늘이 점지해 준 기회”라고 말했다.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부산월드엑스포는 박 회장 기준에서는 화끈하게 내질러야 하는 기회라는 이야기다.

물론,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저력을 낮춰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기업 100개사 자산을 다 더해도 사우디 아람코의 17%밖에 안 된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듯 오일머니 투자를 싫어하는 개도국도 없을 테니 우리에게 힘든 상황이 맞다”라면서도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우리만이 가능한 지원과 투자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공동위원장 자리를 허락하고 유치전을 지휘하고 있는 건 이 같은 여건에도 부산이 월드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억 원을 월드엑스포 유치기금으로 부산시에 쾌척해 상공계 원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버는 것만큼 중요한 게 쓰는 것’이라는 그의 철학이 담긴 행보다. 박 회장은 “투자 중에서도 2030월드엑스포를 유치하는 데 쓰는 돈만큼 보람 있는 투자가 또 어디 있겠느냐”며 웃었다.

박 회장은 골든블루가 유독 국제행사와 인연이 깊은 기업이라고 했다. 전신인 수석밀레니엄이 APEC 공식 건배주인 ‘천년약속’으로 일어섰고, 그 회사를 인수한 박 회장이 유치위원회장이 되어 또 다른 국제행사인 월드엑스포 유치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박 회장은 이런 좋은 인연과 기운이 골든블루에도 큰 기회를 가져다줄 것으로 본다. 골든블루는 현재 미국과 일본, 베트남 등 10여 개국에 판로를 뚫어 놓은 상태지만 유독 중국 시장 진출에는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월드엑스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게 박 회장의 전망이다.

박 회장은 “중국 진출 당시 초반에는 분위기가 좋았지만, 중국 당국의 사치품 단속으로 위스키 시장 자체가 문을 닫았다”며 “이번 월드엑스포는 부산 위스키 골든블루의 인지도를 올려 분명 중국 시장을 다시 노크할 기회가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빡빡한 일정으로 해외를 누비며 유치전을 이끌고 있고, 대한상공회의소의 대기업 총수들까지 나서 자기 일처럼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고 다닌 결과가 속속 들려오는 시점이다. 박 회장도 “이 같은 분위기 변화는 결코 부산 시민이 듣기 좋으라고 지어낸 말이 아님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상공계만이 아니라 시민까지 나서 뜨거운 호응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BIE 실사단에 보여 준 부산의 첨단 인프라 못지않게 부산 시민도 선진국 수준의 세련되면서도 화끈한 열망을 보여 달라는 의미다. 그는 “아시안게임과 APEC, 월드컵까지 치러낸 부산이 등록엑스포까지 유치한다면 세계적인 이벤트 개최 능력을 명실상부 인정받게 된다”며 “부산 시민의 열망으로 7년 뒤 북항에서 화끈한 카운트다운을 목 터지게 외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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