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맞선 ‘미 핵우산’ 실질적 강화 방안 ‘이목 집중’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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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공격 시 핵 대응 명문화 논의
장관급 협의체 통해 구체화 전망
한·미·일 3자 연대도 속도 낼 듯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신중 접근
25일 NASA·26일 백악관 회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둔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미군 의장대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둔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미군 의장대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미국으로 출발해 공식 일정을 시작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한·미정상회담 성과에 따라 대북 관계와 동북아 정세, 한·미 협력 등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는 물론 경제 분야에까지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미 양국 정상은 26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에서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 핵 위협에 맞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으로 한·미는 ‘북한의 핵 공격 시 미국이 핵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하는 방안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한·미는 양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채택할 공동문서를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한·미 정상 간 핵 공동 기획·실행 관련 논의가 발표되는가"란 질문에 “확장억제와 관련해 정상회담 직후에 발표되는 문건을 통해 상세하게 말하겠다”며 “국민이 미국의 핵우산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국 영토가 북한 등으로부터 핵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핵으로 ‘보복(retaliation) 대응’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하는 공동문서가 채택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핵 보복 약속을 한·미 간 공식 문서로 확약하는 것은 처음이며 지금까지의 한·미 간 대북 대응에 있어 최고 수위에 해당한다.

정부는 또 '한국의 요구가 있을 시 미국 핵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문구도 공동문서에 넣도록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핵우산 가동 방식은 한·미정상회담 이후 장관급 협의체 등을 통해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외교부 측은 이날 미국의 ‘핵 보복’ 공동문서화에 대한 질문에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동북아 정세 역시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 이번 방문으로 한·미에 일본까지 포함하는 3자 연대 내지는 협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중국과 러시아, 북한도 연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미 간에 한층 진전된 가치동맹을 맺고 각종 협력에 속도를 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방미 전에 가진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다. 무엇보다도 가치에 기반을 둔 동맹”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양국 국민이 두 나라의 동맹과 그간의 성과에 대한 역사적인 중요성을 올바로 인식하도록 하는 기회로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21일 보도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는 달리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도 WP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불법 침공을 당한 상태다. 다양한 범위의 지원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어떻게, 무엇을 지원하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 우리는 우리나라와 전쟁 당사국 간 다양한 직간접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제공조를 강조해 온 만큼 한국 정부에 부담스러운 제안을 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한편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한 후 국빈이 머무는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 여장을 풀고 동포 만찬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25일에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 방문에 이어 저녁에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한·미정상회담은 26일 백악관에서 열린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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