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래 먹거리’에 뜨거운 관심…“실질적 블록체인 특구로”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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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정 전문가 300여 명 열띤 토론

규제 특구 지정 4년 지났지만 성과 미비
기업 이전 없어 ‘디지털 금융 도시’ 무색
청년 붙잡고 활기 높이려면 산업 육성을
실증 사업 범위 확장 때 기술로서도 진가
의료 등 블록체인 적용 에스토니아 배워야

비온미디어 창간식 및 2023 부산 블록체인 콘퍼런스가 열린 24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 그랜드볼룸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비온미디어 창간식 및 2023 부산 블록체인 콘퍼런스가 열린 24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 그랜드볼룸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23 부산 블록체인 콘퍼런스’가 24일 관련 전문가 등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블록체인 특구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부산 그랜드볼룸에서 ‘비온미디어 창간식 및 2023 부산 블록체인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국민의힘 안철수(경기도 성남분당갑)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의원, 김대식 웹 3.0 의장,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등 300여 명이 참여해 블록체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김진수 부산일보 사장은 “부산이 청년들이 모여있는 도시, 생동감있는 도시가 되려면 새로운 산업인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는 필수”라며 “비온미디어 창간과 2023 부산 블록체인 콘퍼런스를 통해 부산이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가고 디지털 금융 도시 부산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이 2019년 7월 블록체인 규제자유 특구로 지정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대했던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은 미미한 상태다. 수도권 등에서 많은 블록체인 기업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부산 이전을 약속했지만 실질적인 기업 이전도 없다. 이러한 점에 공감한 정치, 경제, 학계 전문가들의 언급이 이어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블록체인은 현실생활에서 구현되는 기술로서의 특성과 디지털 자산이라는 금융상품으로서의 성격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이 두 가지가 확실하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며 “블록체인 특구로서 부산의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실증 사업의 범위가 넓어지면, 이 둘이 더 긴밀하게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생활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블록체인 기반 실손보험 간편 청구서비스를 시작하는 점도 덧붙였다.

이어 박 시장은 “부산의 비전인 ‘부산이 먼저 미래로’란 말처럼 부산이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디지털 금융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며 “비온미디어 창간과 더불어 오늘 콘퍼런스가 부산이 미래로 가는 데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안철수 의원은 에스토니아의 사례를 들며 부산 역시 이같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에스토니아는 인구 130만 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의료, 투표 등의 시스템이 모두 블록체인화되어 있다.

안 의원은 “과거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으로 에스토니아에 갔더니 국가에 차관급 CIO(chief information officer·최고정보관리책임자)가 있더라”며 “신기술에 도전할 수 있는 도시 혹은 국가, 그리고 실패를 제도적으로 허용한 것이 에스토니아가 블록체인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던 성공 요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은 “부산은 박형준 시장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에 도전하고 있고 그 실패를 제도적으로 허용하도록 정치권에서 지원해야 한다”며 “인구 350만 명 규모의 부산이 에스토니아처럼 블록체인 시스템 생태계를 만든다면 스케일업이 가능한 모델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호 의원은 “가상 자산 거래에 대한 법안을 심의 중인데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새로운 사업의 롤모델이 부산이 되도록 정치권에서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가 떠나는 많은 청년이 부산에 머무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대식(경남정보대 총장) 웹 3.0포럼 의장은 “시대가 급변하며 미래 먹거리로 챗GPT, 가상인간, AI, 블록체인 등이 포함된 웹 3.0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며 “부산 대학생들이 졸업하면 70%는 부산을 떠나고 있는데, 부산에 청년들이 머물게 하려면 블록체인 등 미래지향적인 산업이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준식 비온미디어 대표는 “민간, 공공, 정치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부산 블록체인 특구가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의견을 제시한 것 같다”며 “오늘 콘퍼런스에서 나온 다양한 제언을 받아들여 부산 블록체인 특구가 더욱 발전해 부산이 아시아의 디지털 금융 허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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