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관광도시 부산, 복합리조트 미룰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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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세계 곳곳 유치전 치열
카지노 고정관념 대신 유연한 사고를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구역내 경관수로. 부산일보DB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구역내 경관수로. 부산일보DB

부산의 유치 전략이 무너진 사이 복합리조트 사업의 패권은 결국 다른 데로 넘어갈 모양이다. 과거 북항의 부지를 노크했던 싱가포르 마리나 샌즈 그룹이 올해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국 뉴욕에 초대형 복합리조트 건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 투자처로는 아시아 국가인 태국을 점찍고 있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일본이 오사카와 나가사키에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하고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까지 유치전에 나설 정도로 지금 복합리조트를 둘러싼 세계적 양상은 급변하고 있다. 반면, 카지노 때문에 복합리조트 개발 기회를 놓친 부산은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관광 경쟁력까지 상실할 위기에 몰렸다. 부산이 국제관광도시의 명성을 다시 떨치려면 복합리조트 개발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부산의 복합리조트 조성은 그동안 다양한 방안들이 나왔지만 현실화하지 못한 곡절의 역사가 있다. 싱가포르 마리나 샌즈 그룹이 복합리조트 건설 의지를 보이면서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주목한 게 2015년이었다. 이때 정부까지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결국 ‘수익성 부족과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혔다.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한몫을 한 것도 사실이다. 2018년 당시 오거돈 부산시장은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오픈형 카지노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복합리조트 사업을 철회했다. 이후 부산시가 관광산업의 또 다른 차세대 먹거리를 찾아내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한 안타까움이 크다.

부산이 이렇게 머뭇머뭇하는 동안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이 벌이는 유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졌다. 일본은 최근 오사카 지역의 복합리조트 개발에 들어갔는데, 2029년부터 월드엑스포 부지에 오픈형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부지 개발에 애를 먹고 있는 부산으로서는 부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나가사키에도 오픈형 카지노를 비롯한 복합리조트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합리조트 1곳을 운영 중인 인천도 올해 안에 1곳을 추가 개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인프라와 콘텐츠가 부족하고 독자적인 경쟁력이 없는 부산이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복합리조트를 카지노 중심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많은 나라들이 복합리조트에 전향적인 자세로 접근하는 건 해외 투자와 관광산업 발전 등 매력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싱가포르 마리나 샌즈 복합리조트는 4만 6000개에 달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유·무형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가 복합리조트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물론 우려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와 대안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부산이 명실상부 국제관광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려면 부정적 사고보다는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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