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패닉’ 8개 종목 사흘간 시총 7조 증발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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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홀딩스 등 연속 하한가
유명가수 임창정도 수십억 날려
CFD 계좌 활용한 '빚투' 의심
금융·수사당국, 본격 조사 착수

26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19포인트(0.17%) 내린 2,484.83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1,336.3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6.9원 오른 1,339.1원으로 개장한 뒤 장 초반 1,340원대에 올라서기도 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19포인트(0.17%) 내린 2,484.83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1,336.3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6.9원 오른 1,339.1원으로 개장한 뒤 장 초반 1,340원대에 올라서기도 했다. 연합뉴스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을 통해 매물 폭탄이 쏟아지며 급락한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이 3거래일 동안 3분의 1 토막이 났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이를 ‘주가 조작’ 사태로 규정하고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유명가수 임창정 씨도 주가조작 세력에 돈을 맡겼다 수십억 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선광, 하림지주, 세방,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이 종가 기준 이달 21일 약 12조 2000억 원에서 이날 약 4조 7300억 원으로 7조 원 넘게 감소했다.

대성홀딩스, 삼천리, 서울가스 등 3개 종목의 시총은 사흘 새 각각 1조 원 이상씩 증발했다. 다우데이타와 하림지주의 시총도 이 기간에 각각 약 1조 원, 약 8000억 원씩 감소했다. 세방도 약 5500억 원, 선광과 다올투자증권도 각각 약 7300억 원, 약 1200억 원 증발했다.

갑작스럽게 물량 폭탄이 쏟아지면서 이들 8개 종목 주가는 불과 사흘 동안 최대 70% 가까이 급락했다. 대성홀딩스, 삼천리 서울가스, 선광 등 4개 종목 주가는 이달 21일 종가 대비 각각 65% 이상씩 하락했다. 다우데이터 주가도 60% 넘게 하락했으며 다올투자증권과 하림지주는 각각 40% 가까이 떨어졌다.

이들 8개 종목은 이달 24일부터 갑작스럽게 매도 물량이 쏟아져나와 가격제한폭(±30%)까지 하락한 종목들로 모두 외국계 증권사 SG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 매물이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급락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주식을 실제 보유하지 않고 시세 차액만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반대매매(융자 상환을 위한 강제 매각)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해당 종목들이 주가 조작에 관여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던 세력들이 금융당국 조사에 급하게 매물을 팔아치우느라 주가가 급락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조사에 착수해 작전세력이 개입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미 작전세력 10명을 출국 금지 조치한 상태다.

8개 종목의 주가를 보면 작년 4월 이후부터 강세를 펼치며 이달 초까지 1년여간 급등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우데이타는 작년 7월 12일 장중 9840원에서 지난 2월 7일 5만 3200원까지 440.65% 뛰었다. 코스피 상장사 세방 역시 작년 6월 23일 장중 9890원에서 지난 2월 7일 5만 1800원까지 423.76% 급등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가 조작 제보와 정황이 있어 (주가 조작 혐의 조사를)하는 것”이라며 “시기상 주가 폭락은 조사에 나선 것을 알고 세력들이 팔고 나갔을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약보합세를 보이며 전장보다 4.19포인트(0.17%) 내린 2484.83에 거래를 마쳤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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