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수호” vs “부패 대통령”… 바이든·트럼프 재격돌 가능성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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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 내년 출마 선언 바이든
“사회보장 삭감·부자 감세 잘못”
공화당 후보 1위 달리는 트럼프
“사회주의 정책 탓 최악 인플레”
1956년에도 ‘리턴 매치’ 대선
전현직 대결 1912년 이후 처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난해 출사표를 던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리턴 매치’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2020년 11월 4일 미국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주 비버의 법원에서 선거사무원들이 개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난해 출사표를 던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리턴 매치’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2020년 11월 4일 미국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주 비버의 법원에서 선거사무원들이 개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치러지는 미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리턴 매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위협받는 민주주의를 지켜야한다”고 주장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미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라고 맹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온라인에 공개한 선거운동 영상에서 “일을 마무리 짓겠다. 우리는 할 수 있다”며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로이터 통신은 카 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이 다시 러닝메이트로 2024년 대선에 함께 나선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공화당 대선 후보 1위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식한 듯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 의사당을 습격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민주주의가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마가(MAGA) 극단주의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MAGA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줄임말이다. 그는 “전국적으로 MAGA 극단주의자들이 기초적인 자유를 빼앗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면서 “당신이 일생 동안 내세웠던 사회 보장을 삭감하면서, 매우 부유한 사람들에게 세금을 감면했다. 여성들이 내릴 수 있는 건강 관련 결정을 지시하고, 책을 금하며, 사람들이 사랑할 수 있는 상대를 규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지지세력인 노동단체를 겨냥해서는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도로, 교량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 기록 등을 자랑스럽게 내세웠다. 민주당에서는 지금까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작가인 메리앤 윌리엄슨이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게시한 영상에서 “바이든은 미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라며 “이처럼 비참하고 실패한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재선에 출마하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분은 지난 대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것”이라며 “그들은 속였고, 선거를 조작했다”며 선거 조작설을 다시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사회주의적 지출 재난 탓에 미 가정은 반세기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죽어가고 있고, 은행은 파산하고, 미 통화는 폭락하면서 달러는 더는 세계 표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200년 만에 우리의 가장 큰 패배”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다른 후보들에 앞서고 있어 내년 대선은 바이든과 트럼프가 맞붙은 2020년 대선 재연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공화당에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롯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이 대선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최근 ‘성관계 입막음 돈 제공’ 혐의로 뉴욕 맨해튼 검찰로부터 이달 초 형사 기소된 이후 오히려 지지층 결집 효과를 누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두 전현직 대통령이 다시 맞붙는다면 1956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당시 대통령인 애들레이 스티븐슨 후보와 대결한 이후 처음으로 동일 후보가 다시 대선에서 만나는 셈”이라며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에게 도전한 것은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당시 대통령을 상대로 출마한 이후 처음이다”고 보도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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