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 2030 빚이 가장 많이 늘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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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0대 이하 대출 잔액
1·2금융권 합쳐 27.4% 증가
9.2% 늘어난 40대와 대조적
연체율도 늘어 신용 위험 우려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대출이 크게 늘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은행에 대출 상품과 금리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대출이 크게 늘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은행에 대출 상품과 금리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지난 3년간 2030 청년층의 빚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마저 상승하는 추세여서 고금리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청년층의 고통이 가중될 전망이다.

30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 이하 대출 잔액은 514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354조 8000억 원)과 2금융권(159조 7000억 원) 대출을 합친 규모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404조 원(은행 278조 1000억 원+2금융권 125조 9000억 원)보다 27.4% 불어났다.

다른 세대와 비교해도 30대 이하의 대출 증가세는 가팔랐다. 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40대는 같은 기간 9.2% 늘었고, 50대는 2.3% 늘었다.

다만 60대 이상 고령층 대출이 25.5%(288조6000억 원→362조1000억 원) 급증해 청년 세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3년 간 1인당 평균 대출액(대출 잔액/차주 수)이 가장 많이 증가한 세대도 30대 이하였다.

은행권에서 30대 이하 대출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2019년 4분기 5980만 6000원에서 3년 뒤 2022년 4분기 7081만 8000원으로 18.4% 증가했다. 40대가 10.4%, 50대가 3.5%, 60대 이상이 2.1%로 뒤를 이었다.

2금융권에서도 30대 이하는 평균 5413만 6000원의 대출을 받고 있었는데, 2019년 4분기보다 32%나 뛰었다. 타 세대보다 월등히 높은 증가율이다.

소득별로는 살펴보면 은행권이나 2금융권에서 모두 고소득자(소득 상위 30%)의 대출이 저소득자(하위 30%)보다 많이 늘었다. 은행에서 3년 새 고소득자 대출이 15.6% 불어나는 동안 저소득자의 대출은 9.6% 증가했다.

다만, 2금융권에서는 고소득자(17.9%)와 저소득자(17.0%)의 대출 잔액 증가율이 비슷했다. 그만큼 신용도가 낮아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저소득자들이 코로나19 3년간 2금융권에서 많은 돈을 끌어 썼다는 뜻이다.

청년층의 연체율도 조금씩 오르면서, 경제·금융의 잠재적 불안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은행·2금융권을 통틀어 30대 이하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현재 0.5%인데, 2020년 4분기 이후 줄곧 0.4%를 유지하다가 0.1%포인트 높아진 상태다. 나머지 세대의 연체율도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일제히 상승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앞으로 완화적 금융 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금리 인상 포함)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취약 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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