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외식하기 겁나네… 29개월 연속 올랐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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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외식물가 전월 대비 0.7%↑
2020년 12월부터 누적 16% 상승
햄버거 27%, 피자 24% 비싸져
식재룟값·인건비 인상 등이 원인

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패스트푸드 점에 걸린 메뉴판 모습.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패스트푸드 점에 걸린 메뉴판 모습. 연합뉴스

가정의 달인 5월은 부모와 아이들 등 가족들과 외식을 많이 하는 달이다. 하지만 코로나를 거치면서 전체 물가가 꽤 많이 올랐는데 특히 외식물가는 누구나 체감할 정도로 크게 상승했다. 통계상으로 외식물가는 2년 5개월 동안 한번도 멈추지 않고 올랐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지수는 117.15(2020년=100)로 한달 전보다 0.7%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전월 대비 기준 2020년 12월부터 29개월 동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9월 9.0% 상승을 기록한 뒤 올해 4월엔 7.6%로 둔화했지만, 전월 대비로 매월 오르면서 외식을 하려는 소비자들의 부담은 매월 커지고 있다. 29개월간 누적된 외식 물가 상승률은 16.8%였다.

품목별로 보면 햄버거(27.8%) 피자(24.3%) 김밥(23.2%) 갈비탕(22.5%) 라면(21.2%)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어 짜장면(21.0%) 생선회(20.4%) 떡볶이(19.9%) 해장국(19.1%) 돈가스(18.8%) 등도 많이 올랐다.

그간 누적된 원유·곡물 등의 원가 가격 상승분과 인건비 인상 등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외식 물가의 오름세는 매월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식료품 수요가 외식 수요로 옮겨간 영향도 있다. 가정의 달인 5월에 외식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외식 물가는 이달에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 서비스 지수도 한 달 전과 비교해 0.8% 올랐다. 특히 호텔숙박료(5.5%) 승용차렌털비(5.0%) 국내단체여행비(4.4%) 운동경기관람료(2.5%) 등 일부 여행·레저 관련 품목들이 한 달 새 2% 넘게 올랐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으로 관련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식 등 서비스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근원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심한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빼고 계산한 물가다. 일시적인 공급충격을 제외하고 추세적으로 물가를 판단하기 위해 쓰인다. 최근 석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한번 가격이 오르면 잘 내리지 않는 서비스 가격의 경직성 탓에 근원물가 상승률은 쉽사리 내려오지 않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월에 1년 전보다 4.0% 올라 전월 상승률(4.0%)과 같았다. 9개월째 4%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근원물가는 지난해 11월 4.3%까지 오른 뒤 5개월간 0.3%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0%에서 3.7%로 1.3%포인트 하락해 많은 차이가 났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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