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무시 송도스포츠센터 휴관에 서구민 ‘뿔났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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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 등 정상영업 촉구 반발
동의서 모아 국민제안 등 계획
직장 잃은 직원 생계 타격 걱정
구청·구의회는 사태 수습 방관

부산 서구 송도스포츠센터를 이용하던 서구민 일부는 27일 서구청을 찾아 센터의 갑작스러운 무기한 휴관 결정에 대한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부산 서구 송도스포츠센터를 이용하던 서구민 일부는 27일 서구청을 찾아 센터의 갑작스러운 무기한 휴관 결정에 대한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운영비 부족을 이유로 돌연 문을 닫기로 한 부산 서구 송도스포츠센터(부산일보 6월 27일 자 11면 보도)에 구민들이 정상 영업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피해가 가시화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사태를 수습해야 할 구청과 구의회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송도스포츠센터 회원들은 센터 수강생을 대상으로 정상 영업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수강생 728명이 센터 정상 영업을 요구하는 동의서에 서명했다. 28일까지 서명을 모아서 센터 운영이 지속될 수 있도록 부산시를 비롯해 대통령실 국민제안 등에 제출할 계획이다.

회원들은 평소에도 센터 이용에 큰 불편을 겪었다며 이번 기회에 전반적인 운영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수영장 물 온도, 헬스 기구 고장 등 센터 이용 중 각종 불편 사항을 건의했지만 대부분 센터 측으로부터 묵살당했다는 것이다. 강사 부족으로 프로그램 운영에 차질을 빚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게 회원들 설명이다.

서명을 주도하고 있는 박형원(56) 씨는 “이미 다음 달 수업을 다 등록한 상황에서 직전에야 휴관을 통보하는 바람에 센터를 이용하는 1000명 구민이 갈 곳이 없는 처지”이라며 “평소에도 센터 운영이 엉망으로 느낀 회원들이 많아 이참에 전반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센터가 잠정 휴관이 된 연유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으면서 수강생들 사이에서는 혼란만 가중되는 실정이다. 이날 구청에 센터 잠정 휴관 이유를 물으러 찾아온 이 모 씨는 “예산 삭감 이유를 듣고자 구의회를 찾아갔지만, 구의원 모두 자리에 없어 아무런 대답도 얻지 못했다”며 “아무리 운영에 잘못이 있어도 구민들이 이용하는 센터 예산을 깎아서는 되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느닷없는 잠정 휴관으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직원들도 애가 타는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다른 직장을 알아볼 새도 없어 당분간 생계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센터 관계자는 “보통 프로그램 주기에 맞춰 인원을 뽑는 스포츠센터 특성상 이미 다른 곳은 직원 채용을 마친 상태”이라며 “미리 어느 정도 상황만 알려줬어도 다른 데를 알아볼 수 있었을 건데 모든 게 갑작스럽게 이뤄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잠정 휴관에 대해 송도스포츠센터 A 관장은 “다른 스포츠센터보다 알뜰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방만 운영이라는 비판은 과한 것 같다”며 “예산 부족으로 더 이상 운영할 수 없어 직원들한테도 5월에 해고와 관련해 미리 통지했다”고 말했다.

휴관 예정날짜까지 단 4일 남은 상황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구의회는 A 관장 부임 이후 부실 운영이 지속적으로 지적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구청 감사 때도 같은 사항이 적발됐다며 예산 삭감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구의회 관계자는 “센터를 3개월 동안 운영할 수 있는 예산이 센터에 남아있어 삭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청은 조만간 구의회와 만나 센터가 문 닫지 않도록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청 관계자는 “예산 한도 내에서 인력을 유지해 센터 운영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송도스포츠센터는 다음 달 1일부터 기약 없는 휴관 상태에 돌입한다. 지난해 구의회는 부실 운영을 이유로 센터 운영비 2억 7100만 원 중 절반을 삭감했다. 이에 센터 측은 하반기 운영에 필요한 예산 1억 3500만 원을 구의회에 신청했지만, 지난 23일 안전 요원 미배치 등 부실 운영으로 전액 삭감됐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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