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척 대마도 방폐장 들어서나?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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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날 부산 남구 봉오리산에서 바라본 대마도가 해군의 마라도함 뒤로 선명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일보DB 맑은날 부산 남구 봉오리산에서 바라본 대마도가 해군의 마라도함 뒤로 선명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에서 직선 거리로 약 50km 떨어져 있는 일본의 관문 대마도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하 방폐장) 유치를 둘러싸고 주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본 NHK는 대마도 시의회가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와 관련된 청원을 심사할 특별위원회를 설치했고 이번 달부터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지역 상공회가 어려워진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방폐장 유치를 시와 시의회에 적극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방폐장 유치를 추진 중인 야마모토 히로미 상공회장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인구 감소가 진행되는 쓰시마에서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다”며 “대마도의 경제를 생각할 때 방폐장 유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실제, 대마도의 경제 상황이 열악해지면서 인구 유출도 심각하다. 올해 인구는 15년 전보다 1만 가까이 줄어 2만 7000여 명이 됐다. 2055년에는 1만 명으로 줄 것이라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약 2년이 소요되는 방폐장 입지 관련 문헌 조사만 수용해도 20억 엔(약 183억 4000만 원)의 중앙정부 교부금을, 다음 단계인 ‘개요 조사’에서는 최대 70억 엔(약 641억 9000만 원)을 각각 받을 수 있다. 특히 상공회 일부 회원은 방폐장이 건립되면 막대한 고용 창출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지역민은 "교부금이 있으면 아이의 의료비를 보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방폐장이 대마도에 들어서면 수산물 수요가 심하게 줄어들 것을 우려한 어민들이 방폐장 유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최근 열었다. 시민단체 대표 우에하라 마사유키 씨 “대마도가 핵의 쓰레기장이라는 인상을 받으면, 사람은 오지 않고, 인구는 줄어들고, 물건은 팔리지 않는다”며 “대마도에는 닦으면 빛나는 보물이 많이 있기 때문에, 방폐장이 없어도 충분히 해 갈 수 있다. 세대에게 인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16년 전인 2007년에도 상공회를 중심으로 방폐장 유치를 위한 제안이 있었으나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어서 결국 논의 자체가 무산된 바 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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