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 1540원 vs 9720원’ 3차 수정안도 격차 뚜렷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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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저임금 노동자 생활안정”
사 “중기·소상공인 타격 커”
심의기간 넘기고도 기 싸움
4, 5차 수정안 제시 가능성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와 경영계가 11일 내년 최저임금 수정 요구안으로 각각 1만 1540원과 9720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기에는 격차가 여전히 큰 상태다. 중재 역할을 맡은 공익위원들은 노사로부터 4, 5차 수정안을 받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과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들은 이날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이 같은 제3차 수정안을 냈다.

노사는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시했다. 격차는 최초 요구안 2590원(1만 2210원-9620원)에서 1차 수정안 2480원(1만 2130원-9650원), 2차 수정안 2300원(1만 2000원-9700원), 3차 수정안 1820원(1만 1540원-9720원)으로 좁혀졌다.

최저임금은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초 요구안을 제시한 뒤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논의가 이뤄진다. 법정 심의 기한은 지난달 29일이었지만,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치열한 기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왼쪽)를 비롯한 공익위원들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근로자 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왼쪽)를 비롯한 공익위원들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근로자 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근로자위원인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해 빈곤을 예방하고 노동의 질과 양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제도”라며 “최우선 목적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근로자위원인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은 “공익위원들이 2년간 동일하게 사용한 산식을 올해 또다시 적용한다면 최저임금 결정 방식이 고정화된다”며 “공익위원의 역할을 넘어 최저임금위원회를 편향적, 일방적, 독단적으로 운영하며 사용자와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년간 최저임금위는 거듭된 회의에도 논의에 진전이 없자 공익위원들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 빼서 나온 수치를 최저임금 인상률로 확정했다. 올해도 같은 산식을 적용할 경우 최신 데이터를 활용하면 내년 최저임금은 1만 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는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이 23.5%로 매우 높기 때문에 최저임금 고율 인상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직접적이고 광범위한 타격을 준다”고 말했다.

다른 사용자위원인 중소기업중앙회 이명로 인력정책본부장은 “경쟁국 대비 높은 최저임금 수준은 수출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막게 된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처한 암담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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