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총파업 깃발은 내렸지만 부산대병원 노조 투쟁은 아직도 진행형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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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 총파업 후 10개 지부 복귀
비정규직 직접 고용 ‘불씨’ 여전
부산대병원은 무기한 파업 결의
인근 병원 과밀 현상 피로 누적
의료 공백 발생 우려 점점 커져

보건의료노조 부산지역본부 부산대병원지부 간부들이 지난 14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삭발하며 파업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보건의료노조 부산지역본부 부산대병원지부 간부들이 지난 14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삭발하며 파업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의료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등을 내세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산별 총파업은 끝났지만, 부산대병원 지부는 의료 인력 확충과 비정규직 직접 고용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파업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의 진료 공백을 비롯해 부산지역 의료 현장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보건의료노조 부산본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산별총파업이 종료된 이후 파업에 참여한 12개 지부 중 부산대병원 지부를 제외한 10개 지부는 모두 현장으로 복귀했다. 다만 부산대병원지부(부산·양산)와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지부(부산미화·부산시설·부산주차·양산시설·양산보안)는 현장에서 파업을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부산대병원 지부는 지난 14일 부산역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무기한 파업을 결의하기도 했다.

부산대병원 지부는 17일 오전 9시부터 본원과 분원 로비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총파업 대회를 열 계획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는 필수 유지 인원과 휴직자 등을 제외한 조합원 2500여 명이 참여한다. 인원이 많은 만큼 4개 조로 편성해 본원과 분원에서 오전 오후로 나눠 진행한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중앙 보건의료노조에서 주최하는 ‘부산대병원 파업 해결 촉구 기자회견’도 열린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산대 병원의 인력 부족과 이로 인한 환자 피해 사례, 불법의료 실태, 병원 사용자 측의 불성실 교섭과 장기 파업 유도행위 등을 알릴 계획이라 전했다. 이와 더불어 이번 파업의 쟁점 중 하나인 ‘비정규직 직접 고용’ 등에 대해서도 병원 측의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할 방침이다.

부산대병원 노조가 파업을 이어감에 따라, 당분간 진료 축소와 의료 공백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대병원은 총파업에 앞서 중환자를 제외한 입원환자를 퇴원시키고, 수술 일정과 외래 진료를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을 풀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17일부터도 정상적인 진료 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3일부터 이어진 파업으로 부산에 큰 의료 공백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주변 병원에 과밀 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백병원의 경우 파업 이후 병동 환자가 10% 더 늘었으며, 평소보다 응급실도 더 붐벼 대기가 발생했다. 2차 종합병원으로도 환자가 몰리고 있다. 부산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부산대병원 파업 이후 응급실에 평균 10명 이상의 환자가 더 많이 방문하고 있다. 이로 인한 의료진의 피로도가 점점 쌓이고 있는데, 파업 사태가 길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노사는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 측은 “총파업기간 부산대병원은 다른 병원과 달리 노조와 어떤 협의와 조정도 없이 병동을 폐쇄하고 환자를 강제로 전원시켰다. 부산·양산 지역 최대 병원이자 국립 공공병원인 부산대병원이 파업을 해결하기 위한 성실교섭 대신 진료차질과 환자불편을 야기하여 노동조합을 압박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병원 측은 “노조가 대화에 임하지 않고 환자와 시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벌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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