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따오기 방사 4년 만에 3세대 10마리 탄생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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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5마리 둥지 떠나 자생
창녕군, 따오기복원사업 결실
마을 주민들도 잔치 열어 축하


경남 창녕군 이방면 모곡마을 주민들이 지난 5월 따오기 이소를 축하하는 마을잔치를 열었다. 창녕군 제공 경남 창녕군 이방면 모곡마을 주민들이 지난 5월 따오기 이소를 축하하는 마을잔치를 열었다. 창녕군 제공

지난 5월 우포늪 인근인 경남 창녕군 이방면 상리마을 따오기 둥지에서 태어난 형 따오기가 비를 맞은 동생을 감싸주고 있다. 창녕군 제공 지난 5월 우포늪 인근인 경남 창녕군 이방면 상리마을 따오기 둥지에서 태어난 형 따오기가 비를 맞은 동생을 감싸주고 있다. 창녕군 제공

지난 4월 11일 밤에 조류 천적인 담비가 경남 창녕군 이방면 옥천마을 인근 따오기 둥지에서 부화중인 알을 습격하고 있다. 창녕군 제공 지난 4월 11일 밤에 조류 천적인 담비가 경남 창녕군 이방면 옥천마을 인근 따오기 둥지에서 부화중인 알을 습격하고 있다. 창녕군 제공

지난 5월 경남 창녕군 이방면 모곡마을 인근에서 태어난 3세대 야생 따오기 두 마리가 논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창녕군 제공 지난 5월 경남 창녕군 이방면 모곡마을 인근에서 태어난 3세대 야생 따오기 두 마리가 논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창녕군 제공

“요즘 우포늪 상공에서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를 관찰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2019년부터 경남 창녕군 이방면 우포늪에서 따오기 야생방사에 나선 지 4년 만에 야생에서 태어난 따오기가 10마리에 달하는 등 따오기복원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 창녕군은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을 들여와 사육을 시작해 15년 만에 587마리로 증식시켜 이중 270마리를 야생으로 방사하는 성과를 냈다.

창녕군은 2019년부터 우포늪에서 야생으로 방사한 따오기로부터 태어난 새끼의 ‘이소’ 장면이 올해 5마리로 관찰용 CCTV에 포착됐다고 19일 밝혔다. 이소는 새끼 따오기가 어미가 만든 둥지를 떠나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상태로, 전문가들은 야생동물복원의 성공적 지표 가운데 하나로 판단하고 있다. 이소 따오기는 우리나라에서 복원된 3세대 야생 따오기여서 복원사업의 관심 대상이다. 올해 우포늪 주변에서 관측된 따오기 이소 장면은 3건에 5마리이다.

올해 처음 이소 현상이 관찰된 것은 5월 24일과 25일 창녕군 이방면 모곡마을 근처다. 이날 새끼 따오기 2마리가 이소한 것이 우포늪따오기복원센터 CCTV에 관찰됐다. 이소에 성공한 따오기 2마리는 올해 4월 11일과 13일에 각각 야생에서 부화한 개체다. 이소를 축하하는 인근 주민들의 잔치도 열렸다. 그동안 따오기 관찰 등 따오기 보호에 참여했던 모곡마을에서는 주민들이 떡과 수박 등 먹거리를 나누는 소소한 잔치도 열렸다.

두 번째 이소 소식은 6월 초 이방면 상리마을에서 전해졌다. 우포늪따오기복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4월 하순께 따오기 한 쌍이 4개의 알을 낳아 이중 2마리가 부화에 성공했고, 6월 5일과 6일 이소를 완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따오기 부부는 지난해에도 번식을 시도했으나 경험 부족 등으로 둥지를 제대로 짓지 못해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위치를 바꿔 안정적으로 둥지를 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화한 2마리 따오기는 생후 3주차 때 부모 따오기가 5시간 이상 자리를 비우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상황에서 비까지 내리자 먼저 부화한 형 따오기가 양쪽 날개를 펼쳐 동생을 감싸주는 형제애를 보여주는 장면도 관찰됐다.

세 번째 이소 장면은 이달 3일 이방면 옥천마을 둥지에서 관찰됐다. 방사 3~4년차 따오기 한 쌍이 올해 3월 옥천마을에서 둥지를 틀어 4개의 알을 낳았다. 하지만 올해 4월 11일 오후 10시께 조류의 천적인 담비(멸종위기종 야생동물 2급)가 따오기 둥지를 급습해 알 2개를 훼손했다. 다음날에도 담비가 2차 습격에 나서 나머지 알 2개도 훼손하는 바람에 올해 번식은 실패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다. 사고 10여일 후 훼손된 둥지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 2차 번식을 시도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1개의 알을 부화했고, 이달 3일 이소를 완료한 상태다.

이 같은 따오기 이소는 올해 3건(5마리), 2022년 2건(3마리), 2021년 1건(2마리)로 야생방사 4년 만에 모두 6건(10마리)으로 확인됐다. 확인되지 않은 야생 따오기는 더 있을 수 있다. 따오기 방사 후 위치추적 기간이 1~2년에 불과해 추적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고, 우포늪을 떠나 강원도 등으로 장거리를 날아간 따오기는 관찰에 어려움이 많다는 게 따오기복원센터의 설명이다.

성낙인 창녕군수는 “따오기 이소가 해마다 증가하는 등 복원사업이 오랜 노력 끝에 결실을 거두고 있다”면서 “‘복원 10년, 방사10년’이라는 원칙에 따라 꾸준하게 복원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창녕군은 2008년 중국 섬서성 양현에서 우포늪에 들여온 따오기 부부인 양저우·룽팅을 번식시켜 2019부터 270마리를 방사했다. 이중 올해 6월말까지 생존이 확인된 따오기는 104마리로 생존률은 39%로 나타났다. 이중 50%는 우포늪 주변에 머물면서 생존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창녕을 벗어난 인근 시군은 물론 부산 해운대나 강원도 강릉까지 이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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