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병원 부산권역심뇌혈관센터, 위급 환자 '골든타임' 지키는 최후 보루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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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뇌혈관 전문의로 진료팀 구성
언제라도 즉각 대처 가능한 시스템
119 구급대와 의사 간 핫라인 구축
뇌경색 혈전용해술 전국 최상위권
타 지역 비해 중증환자 수용률 높아
재활·예방·관리 프로그램도 진행

동아대병원은 뇌혈관 환자가 응급실 도착 후 혈전용해제 투여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불과 25분 이내다. 김대현 뇌혈관센터장의 외래 진료 모습. 동아대병원 제공 동아대병원은 뇌혈관 환자가 응급실 도착 후 혈전용해제 투여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불과 25분 이내다. 김대현 뇌혈관센터장의 외래 진료 모습. 동아대병원 제공
동아대병원은 뇌혈관 환자가 응급실 도착 후 혈전용해제 투여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불과 25분 이내다. 박종성 심혈관센터장의 심혈관조영술 장면. 동아대병원 제공 동아대병원은 뇌혈관 환자가 응급실 도착 후 혈전용해제 투여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불과 25분 이내다. 박종성 심혈관센터장의 심혈관조영술 장면. 동아대병원 제공

심근경색과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은 생명과 직결되기에 늘 촌각을 다툰다. 조금이라도 처치가 늦어지면 사망률이나 후유증이 커진다. 응급상황에서 환자의 생사를 결정짓는 최소 시간이 ‘골든타임’이다. 동아대병원 부산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위급환자들의 골든타임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다.


2010년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은 부산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권역센터장 김대현)는 심뇌혈관질환 전문치료 거점병원으로서 심혈관센터, 뇌혈관센터, 심뇌재활센터, 예방관리센터 등 총 4개 전문센터를 운영 중이다.

특히 심장과 뇌혈관 파트 전문의가 참여하는 전문진료팀을 구성, 언제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즉각 응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최고의 강점이다. 지난 3년간 부산 지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응급 심뇌혈관 환자들을 차질 없이 수용해 왔다.

안희배 병원장은 “심장과 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중 암 다음으로 많아 나와 내 가족들에게 언제라도 위험이 생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발병 후 신속한 초기 대응이 사망률과 부작용을 줄이는 최고의 방책이기 때문에 365일 24시간 전문 진료프로세스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든타임 이내 치료 성공률 전국 최상위권

심근경색의 경우 가슴 통증이 발생하고 2시간 이내에 치료받는 것이 가장 예후가 좋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의 급성 폐색이 발생한 시점부터 경과된 시간에 비례해 심근의 괴사가 진행된다. 때문에 증상 발생 후 시간 지연을 최대한 줄이고 신속하게 막힌 혈관을 뚫어 주는 재관류 치료를 시행해 심근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심혈관센터에서는 언제든 관상동맥중재시술이 가능한 ‘재관류치료 신속대응팀’을 가동하고 있다. 그 결과 골든타임 이내 초기 치료에 성공하는 환자의 비율이 부산지역 최고 수준이다.

심근경색 환자가 발생하면 119 구급대가 심혈관센터의 닥터와 핫라인으로 연결돼 있어 신속한 환자 이송이 이뤄진다. 병실에 대한 데이터와 의료진 준비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되돌아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1, 2차 병원으로부터 의뢰받는 환자를 수용하는 비율도 타 기관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해 골든타임 사수에도 유리하다.

박종성 심혈관센터장은 “우리 기관은 전국 14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중에서도 골든타임 이내 초기 치료 성공률이 최상위권에 속한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응급처치를 실시하고 신속대응팀을 미리 소집해 심혈관질환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뇌경색은 증상이 발생하고 4시간 반 이내에 내원한 환자의 경우 혈전용해제 치료를 시행한다. 조금 늦어 6시간 이내에 내원하면 혈관 내 재개통치료(ERT)를 권고하고 있다.

90분 이내 혈전용해제가 투약된 환자들은 이후 투약된 환자에 비해 예후가 2배 정도 좋다. 뇌경색은 혈전이나 색전 등으로 뇌혈관이 막혀 시간이 경과할수록 뇌세포가 손상되므로 이동과 검사 시간까지 고려하면 ‘발생 즉시’ 병원에 와야 한다.

김대현 뇌혈관센터장은 “2019년 7월~2022년 6월까지 우리 병원의 급성기 뇌경색 환자 정맥내 혈전용해술 시술 건수는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 그만큼 병원에 빨리 도착한다는 뜻이다. 혈전용해제 시술 건수도 전국 14개 권역센터의 평균 시술 건수의 2배 가량을 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뇌혈관센터는 뇌졸중 전문의, 전담간호사, 의료기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진료팀이 항시 대기해 언제든지 응급 뇌혈관 수술이 가능하다. 최근까지 급성 뇌경색 환자가 응급실 도착 후 혈전용해제 투여까지 소요 시간은 25분 정도로 짧아졌다. 또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집중치료를 위한 뇌졸중 집중치료실도 운영 중이다.

■‘응급실 뺑뺑이’ 발생 최소화 노력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 환자들은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의 대표적인 피해자다. 전문 의료진 부족과 병상 부족이 원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증 응급환자가 적정 시간 안에 최종 치료기관에 도착하는 비율이 49.6%에 불과했다. 아직도 절반 이상의 중증 응급환자가 제시간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야간과 공휴일에는 의료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전문의와 병실이 없어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에는 수술 의사와 별도로 상주 당직교수가 24시간 대기하고 있어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응급환자가 발생해서 수술 의사가 빠져도 당직교수가 다른 환자를 케어할 수 있게 함으로써 환자를 되돌려 보내는 경우가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119 구급대원과 센터 당직 전문의를 연결해 주는 ‘핫라인’ 시스템이 환자 정보교류와 상호소통에 큰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타 지역 권역센터보다 중증 응급환자 수용률이 질환에 따라 20~40%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뇌재활센터와 예방관리센터 운영

심뇌재활센터는 조기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심·뇌재활 환자의 장애를 최소화하고, 남아 있는 기능을 극대화하여 빠른 시일 내에 일상 복귀를 돕는 것이 목적이다. 2014년부터 심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 재활 전문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급성 뇌졸중 환자도 상실된 기능을 최대한 회복시킬 수 있는 전문화된 뇌재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방관리센터는 심뇌혈관질환의 합병증과 재발 감소를 목표로 예방 및 관리에 대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심뇌혈관질환 환자의 일대일 교육과 퇴원 후 모니터링 서비스, 심뇌혈관질환 인지도 개선사업, 자치단체와의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사업을 담당한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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