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 실태 보고서
초중학생은 5명 중 1명 괴롭힘
언어·신체·집단 따돌림 순 빈번
‘장난이나 이유 없이’ 주로 발생

학교폭력 피해를 본 고교생 3명 중 1명은 거의 매일 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폭력 피해를 입은 초중학생도 5명 중 1명꼴로 거의 매일 폭력에 노출됐다. 학교폭력이 생기는 이유로 응답 학생의 70% 가까이가 ‘장난이거나 특별한 이유가 없이’를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022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분석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국 교육청이 지난해 9월 19일부터 10월 18일까지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15만 4514명을 대상(13만 2860명 응답)으로 학교폭력 가·피해와 목격 경험 등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교육감이 연 2회 실태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공표하도록 정하고 있다. 통상 1학기에는 초4∼고3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해 학교폭력 발생 양상을 조사하고, 2학기에는 초4∼고2 학생의 4%가량을 표본조사하면서 더 자세한 문항을 바탕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까지 조사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1학기부터 응답 시점까지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는 학생이 응답자의 1.6%(2113명)였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 학교폭력 피해율은 2.9%, 중학생은 1.0%, 고등학생은 0.3%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피해율을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피해 빈도는 높아졌다. 피해 고교생 응답자 중 32.0%가 ‘거의 매일’ 학교폭력을 당한다고 답했다. 피해 경험이 있는 중학생의 경우 23.6%, 초등학생의 경우 20.0%가 ‘거의 매일’ 피해를 본다고 답했다.

가해자 유형에 따른 피해율을 보면 ‘같은 반 학생’에 의한 피해가 68.3%로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중고교, 남학생·여학생을 통틀어 모두 같은 양상이었다.

피해 유형별로는 언어폭력(69.1%)이 주를 이뤘으며, 신체폭력(27.3%)과 집단따돌림(21.3%), 사이버폭력(13.9%), 성폭력(9.5%) 등이 뒤를 이었다.

‘학교폭력이 생기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최대 9개까지 이유를 선택하도록 한 결과 응답자의 66.4%가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를 꼽았다.

실제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들(1.7%·2258명) 중에서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했다는 비율(61.5%)이 다소 낮았다.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학교폭력 경험이 없을수록, 그리고 남학생에서 학교폭력의 원인을 장난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적인 학교폭력 예방교육 방법으로는 ‘공감·의사소통·감정조절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29.1%)이 가장 많이 꼽혔다. KEDI는 “학교폭력 가해자뿐 아니라 많은 학생이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폭력이 발생한다고 응답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보다 자세한 문항들에 대한 좀 더 세밀한 분석을 통해 학교폭력의 원인, 대책의 효과를 심층 분석해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