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채솟값 급등하는데… 곡물 가격도 불안하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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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침수 등 피해로 공급량↓
시금치·적상추 등 한 달 새 2배
17일 종료 흑해곡물협정 영향
설상가상 밀·옥수수 값도 들썩

집중호우로 전국 농경지가 3만ha 넘게 침수 등의 피해를 당해 앞으로 채소류를 중심으로 신선식품 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집중호우로 전국 농경지가 3만ha 넘게 침수 등의 피해를 당해 앞으로 채소류를 중심으로 신선식품 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집중호우로 전국 농경지가 3만ha 넘게 침수 등의 피해를 당해 앞으로 채소류를 중심으로 신선식품 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통상 호우피해가 발생하면 각종 채소와 과일류 가격이 급등했었는데 올해는 피해규모가 과거보다 더 커 물가 불안이 크게 우려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되는 ‘흑해곡물협정’이 종료돼 밀 등 국제 곡물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19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농지는 침수 3만 2895ha 낙가 110ha 등 모두 33만 5ha의 피해를 당했다. 이는 여의도면적의 114배에 달하는 크기다.

여기에 농경지가 아예 유실되거나 매몰 된 경우도 451ha에 이르며 축사·비닐하우스 등 시설 피해도 52ha에 이른다. 농지 피해는 태풍피해가 컸던 2020년에 15만 8105ha 피해를 당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규모가 배에 이른다.

집중호우로 인해 농산물 공급량이 줄어 도매가격은 최근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8일 시금치 도매가격은 4kg에 5만 4840원으로, 1주일 만에 51.3% 올랐다. 한 달 전(1만 7170원)과 비교하면 219.4% 상승했다.


적상추 도매가격은 4kg에 5만 9720원으로, 일주일 만에 33.4% 올랐다. 오이(다다기) 도매가격도 이날 100개에 7만 5200원으로, 일주일 만에 26.8% 상승했다.

닭고기 가격도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집중호우로 79만 7000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는데 이 가운데 73만 8800 마리가 닭이다. 닭고기 가격을 들썩이게 할 수준은 아니지만 여름철 닭고기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물가 불안이 우려된다. 이미 닭고기 가격도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닭고기 도매가격은 kg에 3954원으로, 지난해 동월에 비해 13.7% 올랐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보장해온 흑해곡물협정이 러시아의 연장 거부로 17일 자정을 기해 만료됐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흑해곡물협정을 통해 전쟁 중에도 곡물 약 3300만t을 전 세계에 수출했다.

이런 영향을 받아 18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서 밀 선물 가격은 3.0%, 옥수수 가격은 1.4% 상승했다. 밀과 옥수수는 우리나라도 대거 수입하는 품목으로 앞으로 식품업계가 원료가격 상승을 빌미로 가공식품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주로 사료용으로 쓰는 만큼 축산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더해 하반기에는 우유의 원료인 원유값 인상이 예정돼 있어 흰 우유 제품과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빵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도 우려되고 있다.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지난달 9일부터 인상률을 결정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낙농가와 유업계의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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