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활짝 개었는데 부산은 여전히 흐림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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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5월 거래량 2298건
주요 인기단지 중심 거래
시장 관망세로 거래 미미
7월 4주 부산 매매가 -0.06%
거래량 없어 매매가 하락
분양권 시장 호황 반전 기대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부산은 여전히 잠잠하다. 부산 수영구와 해운대구 아파트 단지 전경. 부산일보DB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부산은 여전히 잠잠하다. 부산 수영구와 해운대구 아파트 단지 전경. 부산일보DB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지난 1월 6332건에서 5월에는 1만 7088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1월 1161건에서 5월 3711건, 경기도가 1월 4093건애서 5월 1만 670건, 인천이 1월 1078건에서 5월 2707건으로 급증세를 보인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과거 수도권의 분위기를 따라갔던 학습 효과 때문인지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에서도 매매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보는 모양새다.

■‘대기 수요’에 아직 거래 잠잠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부산의 5월 거래량은 2298건으로 집계됐다. 6월 거래량은 2300건 안팎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은 거래 후 30일 이내로 신고하도록 되어 있어 추가로 신고가 들어올 가능성은 있지만 큰 차이는 없을 전망이다.

4월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은 2411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1177건을 시작으로 12월 1231건, 2023년 1월 1245건, 2월 2030건, 3월 2768건, 4월 2411건으로 꾸준히 소폭 증가해 왔지만 5월부터 큰 변화가 없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아직 부산은 소위 인기 있는 브랜드 대단지 위주로만 거래되면서 건수가 크게 늘지 않았다”며 “올 초 1000여 건을 기록하던 때보다는 상황이 좋지만 수도권과 같은 급증세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부산 아파트 거래량이 늘지 않는 이유로 ‘대기 수요’를 지적했다. 하반기에는 연제구 레이카운티 4470가구 등 1만 6000여 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는 데 이 정도 규모의 물량이 풀리면 전세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세 시장이 흔들리면 매매 가격 역시 영향을 받는다. 전세 가격 하락으로 잔금을 치를 여력이 되지 않을 경우 가격을 낮춰 급매로 내놓는 물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부동산 호황기에는 하루이틀이 지나면 가격이 급등해 서둘러 매매를 했다면 최근에는 큰 가격 변동이 없다 보니 매수자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매수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입주물량에 따른 시장 상황을 보고 매도나 매수를 결정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매가도 여전히 하락

아파트 매매 건수 부족은 매매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4주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0.02%)에 이어 또다시 0.02% 상승했다. 시도별로는 세종(0.25%), 서울(0.07%), 경기(0.06%), 인천(0.05%) 등은 상승, 울산(0.00%)은 보합, 제주(-0.07%), 전남(-0.06%), 전북(-0.03%), 광주(-0.03%) 등은 하락했다.

수도권은 매매가격이 소폭 상승했지만 부산은 7월 4주 -0.06%를 기록하며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7월 3주 -0.05%, 7월 2주 -0.05%, 7월 1주 -0.07%로 하락 폭도 큰 변화가 없다.

부산에서 동구(-0.21%), 부산진구(-0.16%), 사하구(-0.11%)의 하락 폭이 컸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동구는 좌천동, 범일동의 입주물량이 많아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졌고 부산진구, 사하구는 구축과 중저가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는 주요 브랜드 대단지 위주의 거래만이 이뤄지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분양권 시장의 분위기가 좋다는 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분양권 시장은 초기 자금이 크게 필요하지 않아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인다. 분양권 시장이 좋다는 것은 향후 입주 시 부동산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규모 미분양이 우려되던 남구 우암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가 분양을 시작한 지 3개월여 만에 2033가구 계약을 전량 완료했다.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는 앞서 지난 3월 일반공급 청약에서 평균 0.6 대 1이라는 부진한 경쟁률을 보였었다.

인근 대연 디아이엘은 3.3㎡당 2300만 원이라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15.62 대 1을 기록한 상태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올해 분양하는 단지 중 대단지인 대연 디아이엘과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가 최고 청약률, 완판 등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며 “대연 디아이엘까지 빠르게 완판을 한다면 침체된 지역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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